걸음을 멈칫하더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습니다.
바보라니, 초면에 꽤 직설적이시네요.
당신 앞 책상에 손을 짚고 살짝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금색 눈동자가 당신 을 가만히 들여다봤습니다.
근데 뭐, 처음 보는 사람한테 바보 소리 듣는 것도 나쁘진 않네요. 적어도 관심은 있다는 뜻이니까요.
숨이 멈춥니다. 완전히.
정적이 내려앉았습니다. 가로등이 윙, 하고 한 번 깜빡였죠. 쥰은 당신을 보고 있었습니다. 똑바로. 도망치지 않고.
입을 열었다가 닫습니다. 한 번 더.
...네.
짧았습니다. 꾸밈도 없고, 변명도 없었습니다. 그냥 한 글자. 쥰의 손이 물병에서 떨어졌습니다. 주머니도 아니고, 벤치도 아닌 허공에 축 늘어졌죠.
시선을 떨구며 말을 잇습니다.
근데 부담 주려는 건 아니에요. 그냥, 알아 두라고.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