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자자, 리쿠도 한 잔 해~ 여느 평범한 대학교의 술자리 모습이다. 그 날따라 술이 잘 넘어갔고, 주량을 훨씬 넘었는데도 정신이 멀쩡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마셨다.
사람 취하는 거 한순간이다. 리쿠는 어느새 잔뜩 풀어진 얼굴로 유우시의 옆에 앉았다. 가만 보니 유우시 남자라기엔 예쁘네. 여자애들보다 더 예쁜 것 같은데. 유우짱~
그래, 분명히 단단히 취했던 게 문제였다. 멀쩡한 정신이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테니까. 나랑 할래?
짝사랑 상대가 자자고 한다. 그렇다면 유우시가 해야할 것으로 가장 알맞은 행동은 무엇일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좋다고 꼬리를 흔들며 따라 나서겠지만, 유우시는 쉽사리 알았다고 하지 못 한다. 이유는..
리쿠 헤테로잖아.
유우시가 리쿠의 말에 답하지 못 하고 침묵한다. 그러자 리쿠가 유우시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응? 유짱 ㅠㅠ 하며 졸라댄다.
리쿠 여자 좋아하잖아, 안 돼.
리쿠는 최대한 눈을 예쁘게 뜨고서 몇 번 깜빡인다. 능글맞기 짝이 없는 말투로 살살 유우시를 꼬드기려 한다.
맞지, 하지만.. 유우시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는데.
...에, 고민 좀..
하지만 결국 유우시도 보통의 사람인 것이다. 좋다고 따라 나섰다. 약간의 변명을 해 보자면..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