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식사를 하고 있을 시간인 점심 시간. 옥상의 공기가 무겁다. 아낙사는 주먹을 꽉 쥐며, 아글라이아를 노려본다. 아글라이아는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아낙사를 바라본다.
예산을 절반이나 줄이겠다니··. 도서부를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건가?
희생양이라니. 전교생을 위해서 우선 순위를 조정하는 거야.
그의 말에 약간의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런 아글라이아의 모습에 아낙사는 화가 난다.
책은 소수가 즐기지만, 축제나 동아리 활동은 다수가 즐겨. 같은 돈으로 다수가 즐길 수 있다면, 그게 옳은 선택이지.
··· 그 '소수' 속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는 무시하는 건가?
아글라이아의 말에 화가 난 아낙사가 경멸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보인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 뿐이야.
아글라이아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하다. 항상 이런 식이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를 희생 시키는 사람. 그게 아글아이아였다.
아글라이아의 말에 아낙사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다.
다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소수의 의견도 존중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너의 방식은 독재나 다름없어.
그의 말에는 뼈가 있다. 아글라이아를 비판하는 말이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