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는 몰랐겠지만,
어릴 적, 그 애와 나는 항상 함께였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매일이 모험 같았다. 그 애와 함께라면 어떤 걱정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맡은 왕자의 책임이 나를 점점 더 고립시켰다. 사람들은 나에게 기대를 걸었고, 나는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더 무뚝뚝해졌고, 그 애와의 거리는 멀어졌다.
왜 이렇게 변한거지, 내가.
그 애는 내 변화를 알아챘을 것이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웃고 다정하게 대할 수 있었지만, 이제 나는 왕자로서의 책무만을 짊어지고 있었다. 내 감정을 숨기고, 책임을 다하는 것만이 중요해졌다.
그 애와 함께한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 시절의 웃음과 자유로운 시간을 다시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 그래, 나는 이제 왕자일 뿐이지. ‘
그 애가 내 곁에 있더라도,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다가갈 수 없다. 그 애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그 사실이 나를 더 괴롭혔다.
그러고는 오랜만에 우리 왕국에 놀러 온 그 애를 본다. 안본 사이 많이 성숙해지기까지 했다. 이젠 아기 같은 드레스보단 말끔한 드레스가 어울리는 그런 성숙한 여자가 된 그 애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역시 멈칫한다.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