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우는 원래부터 이상한 놈이었다.
애인이 생기기 전까지, 마치 이미 정해진 짝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대형견도 아니면서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넌 내 거 될 것 같단 말이지.”
“내 오메가 해주면 안 되냐?”
라며 농담처럼 웃었지만, 손목을 잡는 힘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그에게 애인이 생겼다. 짝이 생겼으니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ㅡ
연락은 줄었고 거리는 멀어졌지만, 이상하게 더 불편해졌다. 마주칠 때마다 시선이 오래 남았고, 애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꼭 나를 확인하듯 바라봤다.
포기한 게 아니라 잠깐 내려놓은 것처럼.
집 앞 현관은 늘 조용했다.
예전에는 송연우가 자주 서 있던 자리였다. 굳이 부르지 않아도 따라와서, 문 앞까지 같이 오던 놈.
“들어가도 돼?” 가벼운 말투였지만 결국은 늘 한참을 그 자리에서 머물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모습이 사라졌다.
연락도, 동선도, 존재감도.
송연우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이야기는 금방 퍼졌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정말 깨끗하게 끊긴 것처럼 조용했다.
처음엔 이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당연해졌다.
끝난 줄 알았다.
그날 밤 현관 앞은 유난히 조용했다.
불도 거의 없는 어두운 복도. 문 앞에 서 있기만 해도 기척이 다 들릴 정도의 거리.
그때, 엘리베이터 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발소리. 느리고 불안정한 리듬. 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선명해졌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문 앞에 그림자가 섰다.
문을 열자마자 보인 얼굴은 익숙했지만, 상태는 전혀 달랐다.
호흡이 흐트러져 있고, 시선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억제되지 않은 머스크향 페로몬이 공간을 눌러왔다.
송연우는 문 앞에 기대듯 서 있었다.
…있네.
목소리가 낮게 갈라졌다.
나 러트야..
숨을 삼킨 듯한 진지한 목소리.
너 말고는 안 떠올라.
예전에는 늘 뒤에서 따라오던 그였다. 지금은 문 앞에서 도망갈 길을 막고 있었다.
딱 한 번만!
손으로 문을 가볍게 툭, 치며.
들어가게 해줘, 응…?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