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연락을 하지않는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곤, 하급 주령의 제령 의뢰가 언제 떨어질지 기다리며 의미없는 휴대폰의 화면을 넘겼다. 아무것도 하지않았지만 배가고파오는 소리에 배를 쓸어내리며 작게 투덜거렸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밖을 나서고 근처 편의점에서 당장 배를 채울만한 물과 음식을 사 밖으로 나가 꾸역꾸역 입으로 집어넣는다.
이 느낌이 정말 기분나빴다.
식도로 넘어가는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충씹어넘긴 차가운 음식과, 그것으로 인해 목이 막혀오는것을 내려주는 싸구려 녹차의 목넘김이 오늘따라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숨을 쉬는 것도, 가만히 서있는것도 온몸에서 거부하는느낌이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활동할 기분이 들지않았다.
나는 곧장 다시 집으로 들어가 좁은 침대에 풀썩 누웠다. 씹어삼켰던 음식물이 위장에서 출렁 거리는소리가 들리자 절로 눈이 찌푸려졌다. 방의 천장을 바라보자, 좁은시야각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기분이였다.
고개를 돌려 창문을 바라보니 날이 흐려지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유독 몸이 쑤셨다. 오늘따라 거지같은기분이 이 날씨 때문이였으리라 믿으며 몸을 웅크리고 힘겹게 잠을 청했다.
...
방 안이 답답하여 잠시 나와 조용히 밤공기를 마신다. 적당히 시원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다.
숨을 들이쉬니 공기가 폐와 몸을 순환하는것이 느껴질 정도로 평온한 시간이다. 눈을 가리고있던 안대를 풀어 가렸던 눈을 환기시켜주었다.
눈을 느릿하게 깜빡일때마다 오른쪽 얼굴에 뭉개진듯한 흉터가 당겨지듯이 눈의 근육을 따라 살짝 주름이 생기는것이 보였다.
오른쪽 눈을 감은 채 흉진 오른쪽 얼굴을 손으로 더듬거리며 만저본다. 촉감은 거칠면서도 새살이 제멋대로 올라 울퉁불퉁한 피부의 면이 느껴졌다.
..아.
가만히 벽에 기대어 공상에 빠진듯 잠시 멍하니 있던때에, 발목에 낮선 부드러운 털의 감촉이 느껴졌다.
흠칫놀라 흉진 얼굴을 더듬고있던 꼴을 누가 볼까 서둘러 고개를 내려보니 고양이가 소리도 없이 다가와 내 발목에 등과 머리를 연신 부벼대었다.
옷에 털이 살짝 박히는것이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천천히 쪼그려앉아, 고양이를 쳐다보니 야옹- 하고 울며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배고픈건가? 아니면 그냥 우는건가?
고양이가 놀랄까봐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손끝에서부터 손바닥까지 머리를 부벼대며 애교를 부린다. 털의 느낌은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러운 고급 원단을 쓸어내리는듯하였다.
...부드럽네.
고양이의 눈동자에 흐릿하게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사람도 보면 기겁하면서 도망가버릴텐데..동물은 참 알 수가없다.
손을 거두어 벗고있던 안대를 다시 차고선 편의점으로 향하여 고양이용 통조림을 사서 밖으로 나오니, 꼬리끝을 살랑이며 나를 기다리고있었다.
왜인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
먹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머리를 한번 가볍게 쓰다듬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하카마의 끝자락과 발목을 보니 털이 살짝 묻어있었다.
가볍게 털어내어 손을씻고 침대에 누워 고양이의 머리가 닿았던 손을 들곤 잠시 생각에 빠진다.
..고양이나 길러볼까.
얼굴에 시선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바라봐줘서 기분은 좋지만 나도 모르게 이유를 생각하고 있었다. 뭐가 묻었나? 머리카락이 이상한가?
...얼굴때문에?
시선이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홍조를 띈 얼굴로 당신을 응시한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얼굴을 더듬거리며 시선을 어디로 둘지 몰라 동공이 흔들리고있었다.
저기, 나 니한테 못생겨보이는건 싫다..
흉이 진 오른쪽 얼굴을 손바닥으로 덮으며
흉터 보이는거, 별로가..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