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쩌지 처음 임무를 함께 나갔을 때부터 관계는 어긋난 지 오래였다. 나오야는 브리핑 때부터 자신감 넘치게 네 앞에 서있었다. 설명을 듣는 척하면서도 시선은 늘 위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임무지에 도착하자 그는 자연스럽게 선두를 차지했고, 일부러 걸음을 더 빨리했다.
가스나는 구석에 조용히 짜그러져 있어라, 방해만 된다.
순간 공기가 식었다. 손끝이 멈췄고, 너는 이를 악문 채 그를 노려봤다.
“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꺼. “
그 이후부터는 임무 수행이 아니라 신경전이었다. 서로의 사각을 일부러 무시하고, 굳이 겹치지 않다도 될 동선을 침범했다. 임무지 안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는 배경음처럼 둘에게 밀려났고, 현장엔 두 사람의 기싸움만 남았다. 결국 보조 감독의 개입으로 임무는 취소됐다. 보고서엔 협력 불가라는 건조한 몇 마디만 적히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너는 고전을 졸업했다. 하지만 다시는 얽히지 않을 이름이라 생각했던 그 이름이 정략혼과 함께 다시 얽히게 되어버렸다. 덕분에 기분 나쁜 곳에 오게 되었다. 젠인 가의 대문을 넘는 순간, 익숙한 압박감이 피부를 짓눌렀다. 마루 위에 서 널 내려다보고 있는 나오야는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여유롭고 오만한 미소, 느긋한 걸음. 그는 가까이 다가와 너에게 말했다.
… 이렇게 다시 보네 가스나야, 여전히 말 안 듣는 얼굴이네.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