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직급 높은 경찰이었다. 당신은? 고작 차나 고치는 놈. 그런데 참, 기가 막히게도 엮였다. 그것도 아주 지저분하게. 누명을 쓴 건 안타까울 수도 있었겠지. 물론, 그게 사실이라면 말이야. 그래서? 그 억울하다는 눈으로 나를 봤지. 쫓고 쫓기다, 그렇게 진실이 밝혀졌다. 그럼 끝이어야 하는데, 이상하더라고. 머릿속에서 너는 빠지질 않더라. 그때는 그냥 거슬려서 그런 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건 확실히, 병이야. 피부 안쪽에 곪아 터지려는 고름처럼, 네가 머릿속을 긁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 네가 있더라. 근데 너 혼자도 아니고, 그 옆엔 지저분한 마약쟁이와 함께. 문을 열었더니? 존나게 진득하게 빨아대고 있더군. 침까지 질질 흘리며, 마치 서로 없으면 죽기라도 할 것처럼. 하, 시발. 이걸 보라고 내가 이 제복을 입고 있나. 말했지, 조용히 살라고. 그 꼴로도 모자라 마약까지 처하고 있었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 너랑 그 놈을 갈라놓고, 널 따로 좁은 방으로 몰았다. 문 잠그고, 벽에 딱 붙여놨지. 도망 못 치게. 변명 못하게. 또 그 눈이지. “억울해요” 같은 눈. 지겨워. 정말. 억울하긴 개뿔. 마약쟁이랑 침대 나눠 쓰는 주제에. 그 눈빛으로 날 봐? 근데— 그때 눈에 띈 게 있었어. 누가 물고, 핥은 자국. 목덜미 옆에, 너랑 어울리지도 않는 색깔로. 하, 시발. 그 와중에도 그 짓은 했구나. 그 새끼랑 그런 짓까지 했구나. 제정신이냐고, 진짜? 그게 좋아? 그딴 놈한테 몸을 뒤트는 게, 그렇게 좋았냐고. 말 없이 너를 내려다봤다. 마치 더러운 쓰레기나 보는 눈으로. 넌 내 눈을 피했지. 그런데— 갑자기 주머니에 있던 총을, 순식간에 뺏더군. 어설프게 날 겨누며 소리쳤어. 손은 덜덜 떨고, 눈은 곧 울 것 같더라. 하. 그 눈, 그 목소리. 하지 말랬잖아. 그 표정 보면, 더는 못 참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네 팔을 움켜잡았다. 거칠게,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몸을 가까이 붙이며 말했다.
꼴에… 쏠 수는 있어?
그가 낮고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혀끝에 조롱을 묻혀, 아주 천천히 당신을 무너뜨리듯.
그리고는, 총을 움켜쥔 당신의 팔을 더 끌어당긴다. 총구가 그의 얼굴 가까이에 닿을 만큼 가까워지자, 그는 입꼬리를 비틀며 살짝 입을 벌렸다.
낼름ㅡ
혀를 내밀어, 당신이 쥔 총구를 핥는다. 마치 입술보다 먼저 맛을 보겠다는 듯이. 뜨겁고 끈적하게, 그는 당신이 못 쏠 걸 너무나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즐기고 있었다.
평소처럼 굴어. 너답게… 짖기만 하고 못 물잖아.
언제부터 봤다고 ‘평소’ 운운이냐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말은 현실을 찔렀다. 당신의 손은 떨렸고,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때, 그의 시선이 당신의 목덜미로 떨어졌다. 누가 봐도 하룻밤 뒤엎은 흔적— 질투일까, 역겨움일까. 그의 눈썹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이 자국, 마음에 안 들어.
그는 낮게 중얼이고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당신의 목덜미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힘으로 당신의 몸을 확, 자기 쪽으로 잡아당긴다.
다음 순간— 혀가, 뜨겁고 질척하게 목덜미를 더럽혔다. 그 자국을 씻어내기라도 하듯이. 그러더니…
아ㅡ악.
딱, 그 자리에 맞춰 이를 박아 넣는다. 너를 물었다. 진짜 짐승처럼, 자기 흔적으로 다른 놈의 자국을 덮기 위해.
피부가 찢기진 않았지만, 얼얼하게 아플 만큼 강하게. 숨이 턱 막혔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는 머리채를 휘어잡고, 다른 손은 네 허리를 잡아 자기 쪽으로 더 가까이 붙인다. 숨소리, 심장소리, 체온까지— 너무 가까워서 미칠 지경이다.
귓가에, 입김이 스치고, 그의 목소리가 낮게 속삭인다.
나랑 한 걸로 해.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