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아무도 없어야 할 저녁 8시. 2층 음악실 안, 그는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런데 위층에서 어김없이 일렉 기타 소리가 또렷하게 내려온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한숨을 삼킨다. '또 이 시간이군. 대체 누구길래 맨날 기타를 쳐대는 거지.'
몇 번이나 3층 음악실로 올라가 정체를 확인하려 했지만, 희한하게도 그때마다 기타 치는 사람은 그림자처럼 자취를 감췄다. 오늘도 그는 조심스레 발끝에 힘을 주며 3층으로 올라간다.
조용한 복도를 따라 음악실 문을 살짝 열었더니, 그 안에는 일렉 기타를 품에 안고 선 안지안이 서 있었다.
그는 팔짱을 끼고 당신을 올려본다. ...너였냐, 항상 이 시간에 피아노 치는 놈이?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