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해산한다! 일 년간 고마웠다! 창문 밖으로 희디 흰 눈이 우리를 축하하듯 휘날리고 있었다. 정신없었던 졸업식이 끝나고,정말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이 체감되어 형용하기 어려운 공허함이 밀려올 무렵. …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나 그랬듯, 그는 마지막까지도, 당연하다는 듯 챙겨주었다. 부드러운 적갈색 목도리를 조심스레 둘러주는 그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삼키는 듯 했다. 얼굴에 닿은 차가운 눈송이가 녹아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도시를 하얗게 덮은 이 수많은 눈을, 이 눈보라를 온기로 녹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