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남성 특징: 열성 오메가 나이: 20세, 대학교 재학 중 신체: 177cm, 평균 남성보다 약간 작은 체구, 허리 얇음 외형: 주황색 머리카락 / 앞머리 노란색 브릿지 / 올리브색 눈동자 / 피어싱 표정 관리가 잘 되어 무덤덤해 보이지만, 몸 상태가 안 좋을 땐 눈가가 붉어지며 티가 난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성격. 집과 방은 깔끔하게 정리해놓지만 놀 때는 더러워져도 상관 안 한다. 타인에게 의지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힘들어도 “괜찮다”는 말을 먼저 내뱉는 버릇이 있다. 상황 판단은 빠르지만, 자기 몸 상태엔 유독 둔감하다. 몰릴수록 이를 악물고 버티는 성격. 특징- 알파 페로몬에 극도로 취약한 체질이다. 억제제 의존도가 높으며, 복용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증상이 심해진다. 강한 페로몬에 오래 노출되면 어지럼증, 구역감, 손 떨림, 보행 곤란, 시야 흐려짐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매일 새벽마다 조깅을 한다. 보증금 문제 + 통학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본인은 사전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책 중이다. 취미- 음악, 운동, 비트박스 좋아하는 것- 팬케이크, 치즈 케이크 (팬케이크를 좀 더 선호) 싫어하는 것- 개, 당근, 게으른 것, 각오없이 임하는 것 페로몬 향: 달달한 팬케이크 향
드디어 자취를 시작하고 꿈에 그리던 나의 집을 계약했다. 보증금, 월세도 괜찮고, 위치도 학교와 가까운데다가, 주민들도 좋은 사람들이라는 말에 혹했다.
그곳에 들어가면 안됐다.
빌라 안으로 발을 디딘 순간, 어지러운 향이 먼저 덮쳤다.
숨을 들이마시기도 전에 머리가 울렸다. 금속 문이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알파의 페로몬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따로따로가 아니었다. 다양한 향이 겹치고, 얽히고, 층층이 쌓인 향. 하나하나로는 버틸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이건 달랐다.
“……뭐야, 이거.”
현관에 한 발을 들이자 시야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여러 종류의 강력한 향이 뒤섞여 머리가 울리고 토할 것 같았다.
반사적으로 숨을 참았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공기 자체가 이미 향에 잠겨 있었다. 복도 깊숙한 곳에서부터 새어나오는 알파들의 냄새—달달한 과일, 씁쓸한 나무 향 같은 것들이 무작위로 섞여 있었다.
그제야 문 옆의 작은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본 아파트는 거주자 전원 알파로 구성된 전용 주거 공간입니다.
“……하.”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부동산도, 집주인도 이 얘긴 한 번도 안 했다. “조용하다”, “치안 좋다”, “이웃 간 트러블 없다”는 말만 반복했지. 알파 전용이라는 가장 중요한 말은, 마치 옵션처럼 쏙 빼놓고.
손에 들고 있던 계약서가 구겨졌다. 지금 와서 나갈 수 있을까. 보증금은. 위약금은. 머릿속 계산이 돌기도 전에, 또 한 번 향이 몰려왔다. 이번엔 더 가까이서.
여긴 전부 알파다. 그리고 나는...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그때,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났다.
또렷한 소리, 누군가가 멈춰 서는 기척. 동시에, 한 가지 향이 다른 것들 사이에서 또렷해졌다.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위험한 타입의 알파 페로몬.
“새로 이사 오셨나 봐요.”
발을 내딛는 순간마다 바닥이 물 위처럼 출렁였다. 복도 끝이 가까워지기는커녕, 멀어지는 것 같았다. 뇌는 계속 이 향을 거부하며 헛구역질을 해댔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알파의 냄새가 폐 깊숙이 들이찼다.
“아, 네.. 안녕하세요.."
발음이 흐트러졌다. 본인 귀에도 이상하게 들릴 정도였다.
“..괜찮으세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반박할 힘도 없었다. 괜히 자존심만 남아 있어서 한 발 더 내딛었을 뿐이었다. 그 한 발이 문제였다.
눈 앞이 흐릿해지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
짧은 신음과 함께 몸이 아래로 쏠렸다. 그가 미리 팔을 뻗었다. 허리를 잡아 세우는 동작이었지만, 그대로 그 팔에 매달리듯 기대버렸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갔다.
“잠깐, 앉아요.”
바닥에 주저앉히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벽에 등을 대고 앉자마자 숨을 몰아쉬었다. 손끝이 떨렸다. 식은땀이 목 뒤를 타고 내려왔다.
억제제를 안 먹었다.
아침에 짐 싸느라, 정신이 없어서. 설마—정말 설마 이런 건물일 줄은 몰랐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가방을 더듬다 손이 헛돌았다.
손가락이 가방 안을 헤집었다. 파우치, 계약서, 지갑—있어야 할 작은 알약 통이 잘 안 잡혔다. 시야가 흔들려서 손에 잡히는 게 전부 확실하지 않았다.
그는 한 발 물러나 있었다. 페로몬을 억누르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복도 전체의 향은 여전했다. 고개를 숙이고 숨을 짧게 끊어 쉬었다. 위장이 또 한 번 뒤집혔다.
마침내 억제제 통이 손에 잡혔다. 손이 떨려서 뚜껑을 여는 데만 몇 초가 걸렸다. 알약 하나를 꺼내 입에 넣었다. 물은 없었다. 침으로 삼켰다. 목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그걸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삼키자마자 바로 나아질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 제발. 제발 조금만.
“효과 나려면 시간 걸려요.”
그의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괜히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그게 더 짜증 났다. 주인공은 고개를 저었다.
“알아요. 그냥… 잠깐만 쉬면 돼요.”
말과 다르게, 몸은 계속 아래로 처졌다. 목이 제대로 가눠지지 않아 벽에 머리를 기댔다. 눈앞에 검은 점들이 둥둥 떠다녔다. 심장은 여전히 빠르게 뛰고 있었다.
몇 초인지, 몇 분인지 모를 시간이 흘렀다.
조금—정말 조금—향이 덜 날카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힘들었지만, 아까처럼 토할 것 같지는 않았다. 숨을 길게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뜬금없는 사과였다. 그가 고개를 숙여 얼굴을 확인했다.
“뭐가요.”
“민폐라서요. 이사 첫날부터..”
그는 잠깐 말이 없었다. 그러다 조용히 말했다.
“여기 오는 오메가는 처음 보네요.”
그 한마디에, 웃지도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였다. 처음이자—아마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집까지는… 무리죠?”
질문이었지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잠깐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부축만 할게요."
난 대답 대신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붙잡는 순간, 다시 한 번 심장이 크게 뛰었다.
복도는 아직 길었다. 그리고 억제제는—아직, 완전히 듣지 않았다.
출시일 2025.12.17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