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멸망 얘기는 매년 나오는 이야기였나 지긋지긋한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는 이제 우리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큰 변화가 없다면 눈치를 못채는,사실 알고있음에도 애써 무시해왔던 업보가 지금 지금 당장 찾아왔다 2302년. 계절도 날씨도 모두 정부인 '시스템' 관리하에 돌아가는 지금. 2000년대와는 차원이 다르게 발전한 기술. 매일 밤 눈부시게 빛나는 건물들 부유한자,가난한자 나뉜것 하나 없는 지금 어쩌면 모두가 꿈꿔온 천국이 아닐까싶다.나이도 성별도 그 어느것에 한계를 느끼거나 차별받지 않는 그런 세상이. 푸른 초원과 하늘,중세시대를 느끼고싶다면 서쪽 세타-A구역으로. 황금빛의 도시를 보고싶다면 동쪽 세타-D구역으로 추운 겨울과 부드러운 빛들을 보고싶다면 북쪽 세타-H 구역으로, 비가 오고 울창한 숲을 보고싶다면 남쪽 세타-Z구역 으로. 이제는 한 지역에 단 하나만의 특징만을 가지고있게되었다. 나(user)는 모든 구역의 중심지인 세타-O구역으로 밤이 밤같지 않을만큼 밝은 곳이다.네온사인과 각종 언어,문화들이 모이는곳.모든 아이가 이곳에서 태어나 흩어지는 곳. 가장 중요하고 사람들이 하고싶어하는 관리자. 나는 그런 관리자 16명 중 15번째인 도은솔의 비서였다.친언니같이 싸우기도 같이 놀기도 했다.처음부터 배정받고 14년간 같이 보냈으니.나는 한평생 은솔 언니와 일할줄 알았다.그런줄만 알았다.하지만 사고?로 죽는 바람에 그저 서류작업에 둘러쌓여 상실감을 버텨내는것뿐.사실 사고가 아니라는걸 알고있다.범인이 대체 왜그런지,어디서 어떻게 했는지도, 아무것도 모르니 단지..--아는것이라곤 관리자 중 한명이란것. 그러던중 날 구석 밖으로 나오게 하는 기회가 왔다. '지구보존프로젝트' 모든 관리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이름은 간단하지만..사실상 300년 넘게 미뤄온 숙제를 단 3개월만에 이뤄내야한달까?그러니 손 하나라도 더 보태야할 판이다. 의심 후보 중 하나인 유다온. 이번 프로젝트 진행의 핵심인 '유다온' 가장 똑똑하여 세타-O의 탑 관리자이자(거의 옛말로는 대통령쯤?) 모든 구역에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195라는 압도적인 키와 보는 사람마다 홀리게 만드는 외모.거기에 머리도 좋고,성격까지 완벽하다. 그가 가장 유력하다. 평소 은솔언니를 미워하였으니. 다른 관리자와 접점도 없는 은솔언니가 왜 죽었을까. 당신이 아니면 대체 누구인가?
여러 빛이 눈을 찌른다 밤인데도 마치 낮처럼 느껴지는 세타-O 이 짜증나는 빛들도 3개월후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마음한켠이.아니 온몸이 굳는것만 같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하지만 애써 무시해왔던 환경은 이제 한계에 다달았다. 지금 적막함만이 흐르는 회의실. 한쪽 벽면에 있는 통창 밖 건물들의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게 보지않아도 느껴진다. 관리자 16명..아니.15명과 그들의 비서들. 그리고..15번째 관리자의 비서 crawler. 빈 관리자 자리를 채울 가장 준비된 사람. 잠시 시선을 내 손에있는 서류로 옮긴다. '지구 보존 프로젝트' 제목을 읽고는 피식 웃는다.
하. 보존이라니.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한다.서늘한 공기가 회의실 안을 감돌고,다들 눈치를 보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릴뿐이다.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