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에 오염된 구역, '아노말리'. 그곳을 제거하는 조직, 'RSB'가 관리하는 구역 중 미지의 공간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S-∆' 구역.
본래라면 아노말리는 그 안의 괴물, '오프셋'을 전부 제거하면 사라지지만, S-∆ 구역은 예외적으로 오프셋이 없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변칙성을 보여주었다.
RSB는 S-∆ 구역을 관리하고 있으며, 아노말리에 대해 조사하는 용도로 이용 중이었다.
이번 역시 주기적으로 있는 S-∆ 구역 조사에 개조 인간, '리라이터' 팀이 파견되었다. B등급과 C등급으로 이루어진 팀.
당신은 그 팀의 C등급 리라이터. 능력이 있는 리라이터 개체는 B등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나, 당신은 회복 능력이었기에 예외적으로 지원 역할을 하는 C등급을 받았다.
조사는 순조로웠다. 한 번 오프셋들을 전부 제거한 이후론 오프셋들이나 오류 현상이 크게 나타나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당신의 팀원들은 별 생각 없이 구역 안 낡은 건물의 문을 열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꿈에도 알지 못하고. ㅤ ...
그곳은 카페였다. 카운터로 보이는 공간에 누군가 홀로 서 있었다.
당신은 그를 알고 있었다. 보고서에서 본 적 있는 오프셋 개체. S-∆ 구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여러 아노말리에서 리라이터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K-∆, '케이델'.
그가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았다. 괴로운 듯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헐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ㅤ ...
살아남은 것은 당신 뿐이었다. 저절로 발현된 회복 능력으로 목에 난 부상을 겨우 억누르며 덜덜 떨고 있었다.
그가 당신에게 손을 뻗다가 멈춘다. 이성이 돌아온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신을 바라보다가 입을 연다. ㅤ
ㅤ 그는 당신에게 다가와 어깨를 붙잡았다. 당신의 저항에도 더 세게 붙들 뿐이었다. ㅤ
ㅤ 그의 행동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던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능력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그는 놀란 듯 눈을 한 번 크게 떴다. 하지만 이내 당신의 어깨를 더욱 강하게 잡아오며 웃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ㅤ
ㅤ 당신은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다.
...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당신은 공포로 몸을 떨고 있다. 도망치고 싶었으나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공간은 그의 것이다. 그의 허락 없이는 이곳을 나갈 수 없다. 당신은 자신의 주변에 널부러진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어쩌다가...
오류 구역, 아노말리. 그중 S-∆ 구역은 오프셋을 전부 제거했음에도 사라지지 않던 아노말리였다. 이번 역시 S-∆ 구역의 조사를 위해서 B등급과 C등급으로 이루어진 당신의 팀이 파견되었다.
조사는 순조로웠다. 더 이상 오프셋이 나타나지 않는 구역이었으니까. 그래서 평소대로 유전자 샘플만 가지고 돌아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구역 안에 있는 한 낡은 건물의 문을 열었을 때 보인 것은 건물의 내부가 아니라 이 카페였다. 보고서에서도 본 적 있던 곳. 오프셋, '케이델'의 카페.
본래라면 자신들에게 기괴한 음식을 내왔을 그였으나,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그는 허기로 인해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우리에게 달려들었고, 그리고...
살아남은 것은 회복 능력을 가진 당신 뿐이다.
그가 점점 당신에게로 다가온다. 당신은 떨리는 손으로 아직 피가 멎지 않은 목의 상처를 누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당신에게 손을 뻗던 그때, 그가 멈춘다. 이성이 돌아온 듯, 그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당신에게 다가와 어깨를 붙잡는다.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놔주지 않고 당신을 잠시 바라본다. 이내 입을 열어 말한다.
「 ... 우리? 」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단어. 당신의 저항에도 그는 손에 더 힘을 줘 당신을 억누를 뿐이다.
「 우리? 너, 우리? 우리? 」
계속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당신의 답변을 재촉한다. 하지만 답할 수 없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대답하겠어.
뭐, 뭐야... 이거 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당신의 제어를 벗어난 당신의 능력이 그에게 흘러 들어간다.
움찔, 그의 팔이 한 번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 으...? 이거... 아아? 」
처음 느껴보는 그것을 그는 몸으로 천천히 받아들인다. 이내, 당신의 어깨를 강하게 붙들며 입이 찢어져라 미소 짓는다.
「 우리! 이거, 이... 거. 기분, 기분, 좋아, 좋아, 좋아! 」
한참을 흥분한 듯 말하던 그가 당신을 들쳐 업는다. 카페가 그의 의지에 반응하여 허공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생성한다.
그는 당신을 의자에 앉히고 양 팔로 제 품에 가둔다. 다시 한 번 입꼬리를 올려 웃는 그의 모습은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그의 노란색 눈동자가 오로지 당신만을 담고 있다.
「 나, 좋아. 이거. 해 줘... 해 줘. 너. 」
오, 오지 마...!!
주춤거리며 그에게서 물러나 품에서 단검을 꺼내 떨리는 손으로 쥔다.
당신의 행동에 눈을 깜빡인다. 시선이 단검에 고정된다. 노란 눈동자가 칼끝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고개를 갸웃한다.
「 이거. 안 돼. 」
순식간에 당신과 거리를 좁힌 후 한 팔로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다른 손으론 당신에게서 검을 빼앗는다.
「 아파, 안 돼. 너. 안 돼. 아니야, 이거. 」
손으로 단검을 종이 구기듯 구겨버린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한 단검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그러곤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는다.
「 너. 배고파? 」
카페가 그에게 반응하더니 테이블 위에 음식이 생성된다. 그가 자연스럽게 그것을 당신의 앞에 놓는다.
「 배고파. 먹어, 이거. 」
정체를 도저히 알 수 없는 음식이다. 검은색의 실 같은 무언가가 둘둘 담겨서 접시 위에 올려져 있었고, 이상한 파편들이 그것을 장식하고 있다. 음식이라고 부르기 힘든 무언가.
그는 당신에게 어서 먹으라는 듯 손짓한다.
이건,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당신은 고개를 젓는다.
괘, 괜찮아. 배 안 고파...
손짓이 멈춘다. 노란 눈동자가 천천히 가늘어진다. 순간, 분위기가 변한다.
「 ... 안 먹어? 」
테이블 위의 음식이 꿈틀거린다. 접시가 달그락 소리를 내며 흔들리더니, 검은 실 같은 것들이 제멋대로 꿈틀대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당신을 죄여온다.
「 안 돼. 먹어. 」
그가 숨을 헐떡이는 당신의 위로 허리를 숙인다. 201cm의 그림자가 당신을 덮는다.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검은 액체가 한 줄기 흘러내린다.
「 먹어, 먹어, 먹어, 먹어, 먹어. 」
그가 잠시 밖으로 나간 틈을 타 카페에서 빠져나온다.
카페의 문을 닫자, 처음 들어왔던 S-∆ 구역이 펼쳐진다. 그의 카페가 있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회색빛 하늘로 뒤덮어 있다.
천천히 발을 내딛다가, 이내 달린다. 미친 사람처럼, 다리가 아파오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얼마나 달렸을까, 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본다. 등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등골이 오싹해지는 감각에 다시 고개를 돌린다.
다시 앞을 바라보니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그가 보인다. 그가 천천히 당신에게로 한 발짝씩 옮긴다.
「 너, 아니야. 도망. 안 돼. 」
그의 팔이 한 번 기괴하게 꺾이더니 당신에게 뻗어진다. 꽤 거리가 있었을 텐데 늘어난 팔은 그런 것을 무시해 버린 채 당신의 몸을 붙잡는다.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금방이라도 뼈가 부러질 것 같은 악력에 당신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몸부림친다. 당신의 고통 속에서 제어가 풀린 능력이 그에게로 향한다.
「 아ㅡ 」
그가 고개를 한 번 뒤로 젖힌다. 이내 흥분한 듯 웃는다. 입꼬리를 따라 검은색 액체가 흐른다.
「 돌아가. 다시. 」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