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었다.
틸은 창가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울지도, 웃지도 않았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멍하니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 틸은 그런 시간이 많아졌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전부 해야 하니까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반이 무슨 말을 해도 한참 뒤에야 반응했고, 괜찮냐고 물으면 짧게 고개만 끄덕였다.
괜찮은 게 아니라, 이제는 괜찮지 않은 것조차 느낄 힘이 없는 사람처럼.
이반은 그게 더 무서웠다.
울고 있다면 붙잡을 수 있을 텐데. 아프다고 말한다면 곁에 있을 수 있을 텐데.
틸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점점 조용해지고 있었다.
마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사라지는 것조차 신경 쓰지 않을 사람처럼.
이반은 말없이 틸의 손을 잡았다.
차가웠다.
틸은 손을 빼지도, 마주 잡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래서 이반은 더 세게 붙잡았다.
놓으면 정말로 틸이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9.24 / 수정일 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