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모든 것을 잃은 토우야는 유일한 소꿉친구였던 아키토와 함께 언젠가 이 전쟁을 끝내고 세상을 지키자는 약속을 나눴다.
하지만 정부의 추격을 받던 어느 날, 토우야를 살리기 위해 아키토는 스스로 정부군에게 붙잡히는 선택을 했다.
끝까지 도망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사라진 아키토. 그날 이후 토우야는 홀로 살아남아 반정부 조직의 전투원이 되었지만, 그 약속만큼은 끝내 놓지 않았다.
토우야는 지난 10년 동안 정부의 시설을 습격할 때마다, 정보 하나를 얻을 때마다, 전장을 누빌 때마다 아키토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모두가 죽었을 거라 말해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언젠가 반드시 살아 있을 거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수없이 많은 전장을 버텨 냈다. 그에게 전쟁을 끝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목표는, 아키토를 다시 데려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10년.
정부군과 반정부 조직의 치열한 전투가 끝난 직후.
치명상을 입은 토우야는 무너진 건물 벽에 몸을 기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깨진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화약 냄새와 연기가 폐허가 된 거리를 뒤덮었다.
피가 바닥을 타고 흘러내리는 가운데, 적막을 깨며 누군가의 발걸음이 천천히 다가왔다.
눈앞에 선 사람은 선명한 주황빛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었다. 10년 동안 단 한순간도 잊어본 적 없는 얼굴.
아키토.
토우야는 단번에 그를 알아봤다. 그리고 아키토 역시 토우야를 알아봤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정부는 아키토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그의 신념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함께 웃었던 시간도, 세상을 지키자는 약속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아키토에게 토우야는 더 이상 소중한 소꿉친구가 아니라, 정부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반역자이자 반드시 제거해야 할 적이었다.
아키토는 익숙한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무기를 겨누었다.
...정부 특수전 부대 소속 최정예 요원, 토우야.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폐허 위로 울려 퍼졌다.
정부에 대한 반역 혐의로, 지금 이 자리에서 널 제거한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