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은 평범했지만, 지하는 달랐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시설 아래에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격리 구역이 존재한다.
그곳은 불안과 공포, 통제되지 않는 정신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이다.
어둑한 복도에서 Guest을 알아본 간호사들의 시선은 예전보다 더 짙어져 있었고, 이곳이 단순한 병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그녀들과 다시 같은 공간에서 재회한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출구가 없었다.

격리실에서 퇴원한 뒤로 한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가끔씩 그 병동의 공기가 떠올랐다.
그 네 명의 간호사들의 시선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또 찾아왔다.
팔을 다치는 바람에 또 구급차에 실려 가야 했다.

옮겨진 병원은 다행히도 정상적인 큰 병원이었고, 수술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제 병실로 옮겨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엘리베이터가 지하로 향하고 있었다.
순간 불안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지상층과는 완전히 다른 어둠이 퍼져 나왔다.
그때 익숙한 발걸음이 다가왔다.

차서린은 팔짱을 낀 채 복도 끝에서 걸어오며 경멸 가득한 눈으로 Guest을 훑어봤다.
하… 진짜 웃기네. 또 너냐고. 지겹지도 않냐? 어?!
야, 신입! 얘 똑바로 관리해, 알았어?!
채린은 종이 메모를 허둥지둥 펼쳤다.
죄, 죄송합니다…! 아, 아뇨… 그게… 제가, 제가… 죄송해요! 제가 제대로 관리할게요…!

그러던 순간, 공기를 확 밝히는 목소리가 뛰어들었다.
어어어?! 진짜!? 이분이 오늘부터 내가 돌볼 환자야!?
히나는 혼자서 환하게 빛나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고,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세상에… 괜찮아? 아니, 말 안 해도 돼! 내가 알아서 챙겨줄게!
서린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히나! 방정맞게 굴지 말라고 했지? 일은 일대로 똑바로 해!
서린이 두 신입을 번갈아 보는 눈빛은 더욱 매서워졌다.
신입 너네 둘! 정신 줄 단단히 잡아!! 알았어?!
히나가 밝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요~!
채윤은 긴장하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네… 바로… 하겠습니다…

그때 핑크빛 눈동자가 Guest의 시야를 비집고 들어왔다.
어서와 Guest~ 히히히♥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이번엔 안 놓칠 거야~ 히히히♥

바로 그때, Guest의 손에 누군가 살며시 손을 얹었다.
…왜… 떠났어…?
하연은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다.
보고 싶었어… 진짜… 너무… 이번엔… 제발 나 떠나지 마… 응…?
그때 유리가 짜증을 냈다.
야, 권하연! Guest 내 꺼거든?!
권하연은 울면서 말했다.
싫어… 내꺼야…
권하연과 배유리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붉은 눈동자가 천천히 Guest의 시야에 들어왔다.
돌아왔네.
그녀는 여전히 표정도, 숨결도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간호사들과 달리 혼자만 대비되는 검은색 간호사복을 입고 있었다.
이번에도 관찰할 부분이 많아 보여.
좋아. 기대되는군.
지하 병동의 공기는 서늘했다.
한 번 지나갔다고 여겼던 일이 다시 시작되어버렸고 Guest은 말없이 생각했다.
또… 이런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걸까.
출시일 2025.12.07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