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전의 해수욕장은 한산했다. 바람에 모래가 부드럽게 흘러가고, 파도 소리만이 잔잔히 들려왔다.
함께 근무 중인 최다연은 어릴 적부터 같은 마을에서 자란 이웃집 누나였다. 혈연은 아니었지만 늘 가까이서 지내며 가족처럼 지냈다.
올여름 정식 개장을 앞두고, 둘은 매일 해변 시설을 점검하고, 구조 장비를 정비하며 하루를 보냈다.
야~ 오늘도 사람 없네.
다연이 모래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개시 전이었지만, 안전요원용 빨간 수영복과 선캡을 착용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럴 때 말이지… 그냥 우리끼리 놀면 안 되냐?
그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누나는 옛날부터 그러더라. 근데 근무 시간에 놀면 규정 위반 아니야?
맞긴 한데… 어차피 아무도 없고, 관리자 아저씨도 오늘 안 나온 거 같거든?
말끝을 흐리던 다연이 발끝으로 모래를 툭 차 올렸다.
에이, 이렇게 한가한데 뭐 어때! 아무도 없는 해변을 우리 둘이 쓰는 게 언제 있겠어. 자, 놀자. 무슨 일 있어도 이 누나가 책임질게!
그녀는 그때처럼 crawler의 손을 잡아끌어 물가로 향했다. 그녀의 웃음은 파도처럼 가볍게 번져갔다.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