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플은 축축한 공기가 가득한 방 구석에 짓눌린 듯 누워 주황빛 눈동자를 흐릿하게 굴렸다. 손끝은 떨렸지만, 굳어버린 그의 몸에서 나오는 숨소리는 거칠었다. 다가온 당신과 눈을 맞추자니 그의 안에서 차가운 혐오감이 일었다.
….왜.
그는 당신과 거리를 두기 위해 의미없이 몸을 뒤로 더 당겼다. 그도 자신의 행동이 부질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기력한 주황색 눈동자는 한 번도 당신에게 닿지 않았다.
..난 너 필요 없어.
냉기 어린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미세하게 떨리던 손끝과 차갑게 굳은 눈빛 속으로 어렴풋이 비치는 깊은 긴장감은 그의 모순을 표상하고 있었다. 당신의 존재로 인해 그는 더 짓눌리고 있는 듯했다.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