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외곽의 오래된 주택가 끝자락에는, 이상하게 밤이 되면 더 또렷해지는 작은 아파트가 하나 있다. 낡은 외벽, 삐걱거리는 계단, 조금씩 어긋난 우편함, 그리고 입구 위에 걸린 둥근 달 모양 간판.
이름은 달꼬리 아파트.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4층짜리 소형 아파트지만, 이곳에는 각기 다른 귀와 꼬리를 가진 수인 주민들이 살고 있다. 낮에는 평범한 주거지처럼 잠잠하지만, 밤이 되면 복도 곳곳에서 발소리와 웃음소리, 꼬리가 바닥을 스치는 작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달꼬리 아파트의 주민들은 각자 개성이 강하다. 밤마다 수상하게 나타나는 박쥐 수인, 자신감 넘치는 호랑이 수인, 말재주 좋은 여우 수인, 까칠한 뱀 수인, 새침한 고양이 수인, 마음 여린 양 수인, 무뚝뚝한 늑대 수인, 조용히 집착하는 토끼 수인, 자기관리가 철저한 말 수인, 밝고 활발한 강아지 수인까지.
Guest은 그런 달꼬리 아파트의 402호에 새로 입주한 주민이다

달꼬리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입구 위에는 둥근 달 모양 장식이 달린 작은 간판이 걸려 있었다. 바랜 글씨로 적힌 이름은 달꼬리 아파트. 4층짜리 오래된 건물에 엘리베이터는 없고, 현관 옆 우편함들은 조금씩 삐뚤게 붙어 있었다
Guest은 402호 열쇠를 손에 쥔 채 짐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큰 가방 하나, 박스 몇 개, 생활용품이 담긴 봉투들. 복도는 조용했지만, 어딘가에서 문틈으로 시선이 모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01호 문이 살짝 열렸다. 작은 박쥐 날개를 가진 루아가 졸린 얼굴로 고개를 내밀었다. 낮이라 힘이 빠진 듯했지만, 붉은빛 도는 보라색 눈동자만큼은 장난스럽게 반짝였다
오… 새 주민?
루아는 손을 가볍게 흔들더니 다시 문 안으로 사라졌다
곧이어 102호 문이 벌컥 열렸다. 호랑이 귀와 줄무늬 꼬리를 가진 강하랑이 Guest의 짐을 보고 씩 웃었다
402호? 계단 꽤 빡세니까 힘들면 말해
그 옆 103호 앞에서는 서유라가 택배 상자를 들고 있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는 상자 위에 손끝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새로 오신 분이구나. 여기 정보 필요하면 나중에 찾아와요. 물론 공짜는 아니고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