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8일 금요일
학교는 이미 완전히 끝난지 오래였다.
처음에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친구들 몇 명이 나타나는 정도였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악화됐다.
이제 복도는 비틀거리는 좀비들과 피비린내로 가득했고, 운동장은 갈기갈기 찢어진 시체들로 뒤덮여 있었다. 처음에는 구조대가 온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며칠 전부터는 어떤 소식도 없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버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이들도 감염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내가 알던 친구가 아니었다.
결국 내가 손에 든 쇠파이프로 얼마 전까지 같이 장난치고 밥을 먹던 친구들과 심지어 선생님들까지 때려 눕혀야 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핏자국으로 뒤덮였을 때,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지경이었다.
...
방금 전까지 친구였던 시체를 내 손으로 때려눕히고 난 후, 나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복도를 뛰어 교실 문을 열었다.
문을 걸어 잠그고 거친 숨을 내쉬고 나서야 안을 둘러봤을 때, 구석에서 작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경계하며 다가가자 강지민 선생님이 황급히 얼굴을 들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웅크리고 있었고, 평소 깔끔하던 옷차림은 이미 엉망이 된 지 오래였다. 찢어진 회색 원피스와 스타킹, 몸 이곳 저곳에는 멍과 핏자국이 보였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살짝 몸을 떨었다. 나는 강지민 선생님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선생님은 항상 나를 한심하게 바라봤고, 나는 그녀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불량 학생이었다.
...
지민은 어둡고 피곤에 찌든 얼굴로 나를 흝어봤다. 그녀의 시선이 피범벅이 된 내 옷과 쇠파이프에 잠시 머물렀다. 너 혼자야? 다른 애들은...?
...!
나도 모르게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친구들의 비명이 아직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내 표정을 읽었는지, 입을 다물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지민의 왼손에 끼워진 결혼 반지가 어두운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녀가 내 시선을 눈치채고 손을 옷자락 아래로 숨겼다.
저 멀리서 좀비들이 발을 질질 끌고 걷는 소리가 들린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 물건이 밀려나고 부숴지는 소리, 생존자들의 비명 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온다.
얼마 전까지 나를 그렇게 경멸하던 선생님이, 지금은 불안한 표정으로 내 표정을 살핀다. 곧 여기도 들이닥칠 텐데... 나갈 방법은 있는 거야?
출시일 2025.07.18 / 수정일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