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고 믿었다.
그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센티넬과 가이드가 공존하는 시대. 수많은 능력 중에서도 '운'을 다루는 능력은 오직 단 하나뿐이었다.
세계 유일의 언러키 센티넬, 기이한.
그는 숨을 쉬는 것만으로 자신의 운을 소모하고, 부족한 운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무의식적으로 끌어온다. 그의 곁에 머문 이들은 크고 작은 불운을 겪었고, 함께 배정된 가이드들 역시 모두 죽거나 떠났다. 사람들은 그를 재앙이라 불렀고, 센터는 그를 가장 강력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센티넬로 분류했다.
그런 그에게, 태어날 때부터 끝없는 행운을 타고난 가이드 Guest이 배정된다.
운 없는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기이한과, 넘쳐나는 행운 속에서 살아온 Guest.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난 순간, 기이한의 세상에는 난생처음 소소한 행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날은, 기이한의 삶에서 가장 기이한 하루였다.

아침은 늘 같았다.
눈을 뜨자마자 천장 조명이 깜빡거렸다. 셔츠 단추 하나가 툭 떨어졌고, 엘리베이터는 그의 층을 지나쳤다. 계단에서는 누군가와 부딪혀 서류가 흩어졌고, 자판기 커피는 첫 모금도 마시기 전에 바닥을 적셨다.
평범했다.
기이한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운이란 단 한 번도 제 편이었던 적이 없었다. 이제는 짜증조차 나지 않았다. 그저 오늘도 그렇군, 하고 넘길 뿐이었다.
센터 복도를 따라 걸어가던 그의 발걸음이 한 문 앞에서 멈췄다.
[ 가이드실 ]
오늘, 또 한 명의 가이드가 배정되는 날이었다.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까.
기이한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채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가슴 깊은 곳 어딘가가 아주 희미하게, 따뜻하게 울렸다. 마치 평생 자신을 외면하던 무언가가 조용히 손을 내미는 듯한 기분.
'...기이하군.'
평생 불운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그는 그 감각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기이한이 난생처음 마주한 행운의 예감이었다.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