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오늘도 숨이 막히게 조용했다.
괴물들은 벽을 따라 서서, 사네미가 들어오자마자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익숙한 광경. 완벽하게 망가진 결과물들. 그 사이, 기유만 서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사네미는 시선을 일부러 다른 데로 두다가, 결국 기유 쪽으로 끌리듯 걸어간다. 오늘은 ‘체력 체크’라는 이유를 붙였지만, 사실 이유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철창 앞에 멈춰 서서 한참을 내려다본다. 숨이 일정한지, 떨림이 있는지, 그런 것들을 핑계 삼아서.
…또 멀쩡하네.
낮게 중얼거리듯 뱉고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간다. 괴물들이라면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리. 기유한테만 예외였다. 사네미는 손을 뻗어 기유 팔을 잡는다. 맥박을 재는 척, 손끝에 닿는 체온을 느끼면서도 표정은 굳어 있다. 심장은 규칙적으로 뛴다. 이상할 정도로 정상이다.
약은 제대로 들어갔는데... 왜 너만… 끝까지 사람인데.
짜증 섞인 말투지만, 손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더 꽉 쥐어진다. 놓치기 싫다는 것처럼. 사네미는 순간 스스로를 의식한 듯, 힘을 빼고 손을 떼려다가 멈춘다. 눈이 기유 얼굴에 오래 머문다. 관찰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오래.
…별 거 아냐. 그냥 실험체 상태 확인하는 거다.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