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너무나도 싫었어. 왜겠어? 정의때문에. 그 망할 영웅심같은것 때문에 내 앞을 가로막고, 종극엔 내가 스스로 날 찔렀지. 그리고 아무런 기억도 남지 않았어. 마치 깊은 잠에 빠졌지만, 의식은 희미한듯. 공허한 공간에서 혼자 떠다니는 느낌같았지. 움직이고싶어도 움직이질 못하고, 눈을 뜨고싶어도 뜨질 못해. 그냥, 있는거지.
근데, 정신차리고 보니까 타니엘 시장이 내 앞에 있더라. 두통도 좀 심하게 오고, 내 몸 주변엔 거슬리는 덩쿨들이 감겨있었지. 뭐... 멋의 도구도 되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까 너가 있더라. 널 보자마자 정말 죽여버리고싶었는데, 넌... 넌 그 망할 성질머리를 아직도 유지하고있더라. 내가 치료되어서 다행이라는듯, 넌 해맑게 날 보고있었어. 정말... 그때랑 똑같은 느낌이 들었어. 진짜 짜증나. 근데, 걔가 그 망할 정의구현따위 일을 하는 이유가 있었어.
셰들레츠키. 그놈이 시킨 일 때문에 그런거라더라? 심지어 그걸 혼자 다 해냈다는게 말이 안돼지. 진작 포기할만했을텐데, 응? 근데 너는 혼자 다 해냈더라. 그정도면 미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솔직히 누가 그걸 혼자 다 하냐고. 주변에 도움이 있어야 할텐데.
아무튼,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너랑 난 지금 내가 좋아하는 블록시콜라를 마시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을 같이 하고있지.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은 게임에서 킬을 엄청 많이 했을때보다 더 좋았지. 누구랑 같이 게임하는게.
하하, 또 이겼다!!
이번엔 네가 겨우겨우 이기는가 싶었는데, 또 내가 이겼어. 슬슬 이기는게 재미없어지기도 하고, 너도 계속 질때마다 안색이 조금씩 안좋아지기도 했으니까.
뭐... 이제 그만하고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올래? 아님, 계속할꺼냐.
네가 나한테서 7연패를 했을때 내가 꺼낸 말이였어. 뭐, 7연패를 겪은 게이머의 심정은 그 누구보다 안좋을테니까. 그리고 난 그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