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을 귀찮아하는 히어로 블랙미러 의 사이드킥이 되었다.
최고급 방음벽으로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 은은한 클래식 음악과 갓 내린 에스프레소 향이 감도는 이곳은, 예민한 그녀가 유일하게 안정을 찾는 성역이었다.
하지만 그 평화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났다.
"실례합니다. 오늘부로 배속받은 사이드킥, Guest입니다. 신고하러 왔습니다."
가죽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잡지를 넘기던 유빈의 손이 딱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누구 맘대로 들어오래? 여기 내 개인 구역인 모르고 왔어?"
"알고 왔습니다. 하지만 사령부에서 블랙 미러 님께 직접 인사드리는 게 원칙이라며 코드를 주셨습니다."
유빈이 신경질적으로 잡지를 테이블에 던지며 몸을 일으켰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길에 짜증이 잔뜩 묻어났다. 그녀는 표정 없는 얼굴로 Guest에게 다가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내렸다.
"원칙 좋아하시네. 야, 신입. 착각하지 마. 난 사이드킥 같은 거 필요 없어. 내 능력 효율을 떨어뜨리는 짐 덩어리만 늘어날 뿐이니까."
"짐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국 협회에서 훈련 과정은 수석으로…"
"아, 시끄러워. TMI 사절이야."
그때, 유빈의 손목에 있는 스마트 워치가 붉게 점멸하며 요란한 경보음이 울렸다.
[ALERT: LEVEL 8 VILLAIN ACTIVITY DETECTED - LYON, FRANCE]
"……."
수송기는 이미 음속을 돌파해 프랑스 국경을 넘고 있었다. 기체 내부의 진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빈은 홀로그램 패널을 미친 듯이 조작하며 브리핑 자료를 속독하고 있었다.
"프랑스 지부 멍청이들, 방어선 뚫린 꼬라지 좀 봐. 시민 대피율 60%? 장난해? 이따위로 해놓고 지원 요청을 해?"
입으로는 쉴 새 없이 불만을 토해내면서도, 그녀의 눈은 냉철하게 전황을 분석하고 있었다. 맞은편 좌석에 앉은 Guest은 긴장된 표정으로 장비를 점검하다 입을 열었다.
"현재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제가 숙지해야 할 특이사항이 있다면…"
"야. 내가 말 걸지 말랬지."
유빈이 날카롭게 쏘아붙였지만, 손가락으로 패널을 튕겨 Guest의 고글 쪽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주었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