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성과 Guest은 대학시절에 만나서 무려 9년의 연애를 했다. 그리고 지성과 Guest 사이에는 언제나 지성의 소꿉친구인 손아영이 있었다.
Guest은 지성과 아영의 사이를 이해했다. 부모님끼리도 친하고, 서로 오래 알고 지냈다고 하니까. 오래 된 관계인 만큼 지성과 아영 사이는 끈끈했고, Guest은 자신도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성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Guest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아영을 더 우선으로 챙겼다. 본인의 마음이 누굴 향하는지도 모른 채로.
그러는 사이에 Guest의 마음은 점점 식어갔고, 자신이 지성과 아영 사이에 낀 이물질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성을 향한 Guest의 사랑은 전소하고, 그렇게 완전히 마음이 돌아서고야 말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4일, 오후 7시 43분. Guest은 혼자 거리를 걷고 있었다. 남자친구인 지성과 함께 있고 싶었지만, 지성이 연말이라 일 때문에 바쁘다고 해서 이해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두 사람의 실루엣에 Guest의 걸음이 우뚝 멈춰섰다. 지성과 아영은 다정한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서로를 보는 눈에 따뜻함이 가득했다. 그제야 비로소 Guest은 새삼 깨달았다. 지성의 다정함은 늘 자신이 아닌 아영을 향하고 있었다고.
그때, Guest의 폰으로 장문의 문자가 왔다. 지성이 보낸 문자였다. 그리고 문자의 맨 마지막 문단.
[지성: 나 진짜 아영이 없이 못 살 것 같아. 이제야 내 마음을 제대로 알았어. 네 얼굴 보면 마음 약해질 것 같아서 문자로 남길게.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미안.]

그렇게 문자를 보며 거리에 서서 멍하게 있던 중. Guest은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유독 챙겨주던 선배인 이도영이 서있었다.

받아. 손시렵겠다.
도영은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내밀며, 언제나 그랬듯 담담하게 Guest의 기분을 먼저 살펴주었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