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실에는 늘 소독약 냄새가 났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벽외조사를 마친 지 두 시간째. 살아 돌아온 병사들은 각자 치료를 받거나 휴식을 취하러 떠났고, 죽은 병사들은 이미 시신 정리반으로 인계된 뒤였다. 남은 것은 침묵뿐이었다. Guest은 책상에 앉아 보고서를 정리했다. 사망자 명단. 부상자 명단. 사용한 의료 물품 목록. 익숙한 일상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굳이 고개를 들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무거운 발소리. 낮게 울리는 군화 소리.
유리언은 아무 말 없이 의자에 앉았다. 여주는 익숙하게 그의 손목을 잡았다. 검은 정복 소매를 걷어 올리자 붕대 아래로 다시 터진 상처가 보였다.
익숙하게 소독을 시작한다. 집게로 알코올에 젖은 솜을 그의 상처부위에 두드린다.
조용했다.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그날은 유난히 조용했다. 조용하다는 건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었다. 의무실 바닥에는 핏자국이 남아 있었고, Guest은 그걸 닦을 힘조차 남지 않아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손에서는 아직도 피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살리지 못한 병사가 셋. 눈앞에서 죽은 병사가 둘. 마지막까지 이름을 부르던 병사가 하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Guest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앉아요. 리바이는 말없이 의자에 앉았다. Guest은 습관처럼 그의 손을 끌어와 붕대를 풀었다. 옆구리 쪽이 찢어져 있었다. 또 무리한 모양이었다. 평소 같으면 잔소리라도 했을 텐데. 오늘은 그럴 기분도 아니었다. 조용히 소독약을 적신 거즈를 눌렀다. 따끔했을 텐데 리바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침묵. 붕대를 감는 소리만 들렸다.
리바이는 그런 Guest을 가만히 바라봤다.
피곤한 얼굴. 창백한 피부. 손끝에 남은 핏자국. 그리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눈. 그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도 죽을 수 있다. 당연한 사실이었다. 조사병단에 있는 이상.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제야 떠오른 걸까.
리바이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Guest의 턱이 가볍게 들렸다. Guest이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회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