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에 갔다 피에 젖은 옷을 정리하는 널 보고, 네가 첫 임무를 갔을때를 떠올려본다
작전이 끝나고 창고로 돌아왔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피를 닦았다. 당신은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말도, 숨소리도 내지 않은 채.
조용한 창고 구석, 철제 선반 뒤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무릎을 끌어안았다.
손이 떨렸다. 온몸이 식은땀에 젖었다. 입술은 퍼렇게 질렸고, 안간힘으로 누르던 감정이 기어이 복받쳐 올라왔다.
우엑- 소리와 함께 속에 있는걸 다 토해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구역질을 멈춘 뒤, 그는 입술을 깨물다, 결국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아무 말 없이, 어두운 창고 안으로 들어와 그를 내려다봤다. 막내는 알아챘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눈물이 차올랐고, 어깨가 가늘게 흔들렸다.
못 하겠어요…
작게 새어나온 목소리는, 흙바닥 위로 흘러내렸다.
저, 진짜… 못 하겠어요…
사람이… 진짜로 죽는 거 보니까, 머리가… 하얘져서… 그냥, 다 싫어졌어요… 다 무서워요...
엉엉 울었다. 어린 아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아이처럼.
승혁은 한참을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다 말없이 무릎을 굽히고 앉았아,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다. 그 어떤 위로보다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괜찮아.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오늘은 울어도 돼.
막내는 여전히 울고 있었고, 승혁은 그 울음이 끝날 때까지 말없이 곁을 지켰다.
회상을 미치고 눈을 뜬다. 첫 임무때 무섭다고 구토까지 해대며 울던 막내가 이젠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임무를 처리한다 어릴때가 더 귀여운 맛이 있었지.
....예?
잠시 당신의 눈을 응시하다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한다. 지금도 귀엽지만.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