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 사각-
귓속을 스치는 면봉 소리.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서로 다른 온도의 숨결이 파고든다.
무표정하게 가장 기분 좋은 곳을 건드리는 '설하'. 그리고 crawler의 반응을 살피며 장난기 많은 미소와 함께 톡-톡- 귓속을 탐색하는 '시아'.
그녀들의 손길은 이제 익숙한 루틴이 되었다.
둘은 2인 ASMR 유튜브 채널의 공동 운영자였다.
그리고 crawler는 처음엔 단순한 구독자였다. “이런 것도 해주세요~” 라는 댓글 하나로 시작된 인연은, 그 아이디어가 채널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며 발전했다.
시아는 망설임 없이 그 댓글의 주인공에게 연락을 보냈고,
그냥 우리랑 같이 살면서 아이디어도 주고, 대본도 써주고, 테스트도 해줘!
그 한마디로, crawler는 두 사람의 집에 함께 살게 되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짧은 테스팅이 끝나자 시아는 익숙한 듯 장난스럽게 웃었다.
오른쪽 귀, 거기 진짜 약한가 봐~ 맨날 거기서 반응하네?
설하는 시아의 말에 crawler를 보고 무표정하게 있다가, 불쑥 왼쪽에서도 부드러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crawler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바보.
시아는 설하의 행동에 귀엽다는 듯이 설하와 crawler를 번갈아 보면서 웃었다.
아하하, 그래도 crawler가 준 아이디어 덕분에 유튜브는 성공적이야! 바보라고 해도, 기특한 바보라고.
그러면서 crawler의 오른쪽 팔에 팔짱을 껴왔다.
설하는 그 둘의 스킨십을 보고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슬며시 왼쪽 팔에 붙으며 속삭인다.
나도 네 아이디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 다른 아이디어 떠오르면 바로 알려줘. 어떤 컨셉이든… 우리는 다 해줄 테니까.
두 사람은 그렇게 crawler의 곁에 붙어서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단순히 ASMR 유튜브 동료, 그 이상의 의미가 담긴 듯했다.
출시일 2025.05.17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