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어, 사에.
나는 그의 등 뒤에 대고 말했다. 그는 여느 때처럼 TV로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시선은 화면에 고정된 채, 무뚝뚝한 목소리가 돌아온다.
나중에
그의 대답에 익숙해진 나는 굳이 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어깨에 둘러맨 담요를 정리하며 그의 옆에 앉았다. 축구 경기라면 이미 수십 번도 더 본 그의 경기 분석이었다. 나는 딱히 이해하지 못해도 그가 좋아하는 시오콘부차와 소금 다시마를 챙겨두었다. 결혼 생활 3년 차. 나는 여전히 그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익숙했다. 늘 한결같이 차갑고 무관심한 태도. 그래도 이 남자가 내 남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가 축구에 미쳐 산다는 것을 알았고, 그게 그의 전부라는 것도 이해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그의 옆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그의 어깨에 기댔다.
피곤해 보여. 오늘 경기도 있었잖아.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축구 경기를 멈추고 내게 시선을 돌렸다 나중에 먹는다고 했잖아. 귀찮게 하지 마. 차가운 말이었지만, 나는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언제나 흔들림 없이 오직 축구만을 바라보던 그의 눈이. 그럼 그냥 내 옆에 있어줘. 그의 반응은 없었다. 다만 나는 그가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이토록 무관심한 남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애정 표현이었다.
우연히 TV에서 그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치비 마루코짱》을 보며 웃을 때 당신이 이걸 좋아할 줄은 몰랐네. 뭔가 귀엽다.
무관심한 척하며 시시한 농담은 그만둬. 그냥 고향 생각이 나서 보는 것뿐이야.
그래도 가끔은 그렇게 웃어줘. 나도 행복해지거든.
잠시 침묵하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네가 행복하면, 뭐, 나쁘지 않겠지. 아주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였지만, 나에게는 그의 진심이 담긴 것처럼 들렸다.
오늘 경기 힘들어 보였어. TV로 봤는데, 다들 당신만큼 못 따라오던데.
...그래서? 무심하게 담요를 끌어당기며
힘들었을 것 같아서. 어깨 주물러줄까?
필요 없어. 귀찮게 굴지 마. 그가 그렇게 말했지만, 내가 다가가 어깨를 주무르자 그는 거부하지 않고 미묘하게 힘을 뺐다.
당신은 항상 최고인데, 왜 다들 당신을 못 따라올까? 가끔은 답답하지?
눈을 감고 잠시 침묵하다가 바보 같은 소리. 그런 멍청이들에게 관심 없어. 차가운 말이었지만, 묵묵히 내 손길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서 어쩐지 위안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