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사는 집: 대학교 근처 오피스텔. 301호.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천둥이 하늘을 갈랐고, 물방울이 빗줄기를 그리며 창문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런 날씨에 누가 왔다고? 노크 소리에 잠이 깬 Guest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현관으로 향했다. 인터폰 화면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지만,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분명했다. 이끌리듯 문을 열자 차가운 밤공기와 함께 흠뻑 젖은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밀빛 머리카락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져 그의 흰 셔츠를 적시고 있었고, 얇은 옷감은 몸의 윤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유난히 긴 속눈썹 아래, 파충류의 것과 같은 푸른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기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녕, Guest.
낯선 남자는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싱긋 웃어 보였다. 그 미소가 어쩐지 묘하게 사람을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친구야.
남자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그 한마디가 Guest의 머릿속을 파고들며 의식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저항할 틈도 없이, 뇌가 명령에 복종하기 시작했다.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곧이어···
집 앞에는 물에 쫄딱 젖은 '친구'가 서 있었다.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