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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삼 시. 일이 끝나고 올 수 있는 곳. 지하로 통하는 좁은 통로에 몸을 욱여넣고 낮은 계단을 내려가면 검은 문이 나온다. 간판이라 할 것도 없이, 문에는 종이 한 장만 붙어 있다.
[24시간 바]
보통의 회사원이라면 퇴근하고 이자카야를 갔겠지만, 그런 곳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안으로 들어오면 다른 세계. 밖에서 봤을 땐 공중화장실 비주얼인데. 끈적한 재즈가 흘러나오고, 꺼질 듯 말 듯 아슬한 조명 밑─셰이커를 흔드는 처음 보는 아가씨. 마른 몸에 그렇지 못한─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익숙한 가운데 자리에 앉으려다가 그 아가씨를 관찰하려고 그 앞쪽에 앉았다.
신입?
네?
잘생겼다. 존나게.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려서 드러난 팔뚝에─근육이 장난이 아니다. 끽해야 스물여덟? 그 정도로 보이는데, 세상에 서류 가방을 훔쳐보니 안에 담배갑이 수두룩하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내 시선에도 그의 시선은 나에게만 고정되어 있다.
허, 참.
돈 걱정이래. 저렇게 어린 애가 돈 걱정을 왜 해.
아─성인 맞지.
21살, 대답하는 얼굴이 참 순진하다. 전형적인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얼굴. 저만한 게, 왜 이런 곳까지 흘러들어와서.
이렇게 예쁘고 어린 아가씨가 새벽에 혼자 돌아다니면, 아저씨들이 가만히 안 있을걸.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