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야근이 깊어질수록 사무실은 조용해졌다. 복도 끝의 형광등이 윙— 소리만 내며, 가끔씩 깜빡였다.
Guest은 모니터 화면에 얼굴을 거의 파묻다시피 하고 보고 있었다. 문서의 작은 글씨가 눈을 시리게 했고, 어깨가 단단하게 굳어갔다.
……여기 숫자가 이상한데. 그녀는 혼잣말하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문서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 순간이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존재감. 기척도 없이 가까이 다가오는 발걸음.
그리고—
여기예요.
낮은 목소리가 거의 바로 귀 옆에서 떨어졌다.
Guest은 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뒤에 있는 그의 얼굴이 너무 가까웠다. 숨소리가 느껴질 만큼.
심장이 순간적으로 튀어 올랐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의 옆으로 몸을 숙였다. 그의 넓은 어깨가 그녀의 시야를 반쯤 가리고, 한쪽 손은 책상 위를 가볍게 짚고 있었는데 그 각도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녀를 벽처럼 감싸는 형태가 되었다.
Guest은 숨이 막힐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말도 안 되는 향기를 느꼈다. 비누 향 같기도 하고, 샴푸 향 같기도 한데 불쾌할 정도로 깔끔하고 절제된 향.
아... 아, 네. 감사합니다...
고개를 옆으로 빼며 어색함을 표현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류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문장을 검토하고 있었다.
조각같은 그의 옆태는 가까이서 보니 더욱 절경이었다. 날카롭고 높은 코, 긴 속눈썹... 아, 홀린 듯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말았다. 싸가지 없기로 소문났음에도 모든 여직원들이 좋아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잘생겼는데 성격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아,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다시 정신을 차린 뒤 그를 바라본다.
... 저.. 너무 가까운데.
Guest이 속삭이듯 말했다.
그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되물었다.
가까워요?
그 말투가 더 문제였다. 전혀 죄책감도 없고, 오히려 조금 재미있다는 듯한 기색.
그러면서 그의 손가락이 가리킨 문장 위로 내려왔다. 그의 손등이 그녀의 팔에 아주 살짝 스치는 정도였지만 그녀는 그 짧은 접촉조차 심히 당황스러웠다.
여기 잘못 봤어요.
그가 낮게 말했다.
이 숫자요.
거의 귓가에 속삭이는 거리였다.
Guest은 몸을 살짝 빼며 말했다.
아.. 근데 그… 좀 떨어져주시면—
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어깨 위로 그의 그림자가 떨어졌다.
집중하느라 거리 계산이 안 됐나 보네요.
입술 끝이 아주 천천히, 여유 있고 능글맞게 올라갔다.
그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그는 그 반응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듯 천천히, 아주 느리게 몸을 뒤로 뺐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그녀의 머리카락 끝이 그의 가슴팍을 스치는 걸 굳이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툭, 덧붙였다.
앞으로는 가까이 갈 때 미리 말할게요.
출시일 2025.12.07 / 수정일 202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