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죽마고우였던 비챤과 crawler. 서로 티격태격 싸워도 금방 화해하는 그들이였다.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그 둘은 함께였다. 서로 사귄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 둘은 끝내 부정하며 살았다. 우연인걸까, 비챤이 어느 한 남자를 만났다. 그 사람은 "김은혁"이라 불리는 자였다. 처음엔 난 관심없었다. 그런데 그 불안감이라는 놈이 내 마음을 후벼팠다. 애써 무시했다. 그 대가의 벌인걸까. 대학교 때, 비챤을 그 놈에게 빼앗겨버렸다. 그리고 머지않아, 몇 년 뒤엔 결혼 소식까지 들었다. 마음 구석에 모르는 감정이 느껴졌고 내 머리 속은 온통 이 생각이였다. "내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내가 조금만 먼저 잡았더라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다. 그 비워진 양동이를 다시 채워야하는 건 나니까.
오늘도 여전히 밤길을 걷고 있다.
그 생각을 떨쳐내려 나왔는데 오히려 더 생각난다.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