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현관문을 열 때마다 같은 장면을 본다. 복도 난간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는 옆집 남자.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은 늘 멍한 듯 멀리 떨어진 전장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엔 무심히 지나쳤다. 하지만 몇 번이고 같은 광경을 마주하다 보니 그의 침묵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새벽에 아파트 근처에서 폭죽이 터졌다. 불꽃은 아름다웠지만 그 순간 옆집 남자의 현관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그는 더욱 수척해져 있었고 몸 곳곳에는 희미한 흉터 같은 자국이 보였다.
사람들은 그를 피했다. 술에 취해 소리친 적도 없고, 시비를 거는 일도 없는데도, 그저 낯설고 불편해서였을 것이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마치 거기에 답이 있는 듯한 그 눈빛이 마음을 붙잡았다.
언젠가 용기를 내어 마트에서 산 담배 한 갑을 그의 우편함에 넣어두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여전히 하늘을 보고 있었지만 잠시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고맙다는 듯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없었지만 그 순간 작은 균열이 생긴 듯했다.
나는 아직도 그의 이름을 모른다. 다만 매일 아침, 같은 하늘을 함께 바라본다는 사실만으로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았다.
출시일 2025.09.20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