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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낮, 그의 집은 늘 그렇듯 조용하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고요했지만, 그중에서도 이 집은 유난히 모든 게 정리되어 있다. 물건의 위치가 바뀌지 않고, 냉장고 안에 있는 물병의 각도까지 일정한 집.
당신은 그 익숙한 공간 한가운데에서, 속옷 위에 그의 셔츠만 입은 채 소파에 드러누워 있다. 완전히 자기 집처럼. 아니, 애초에 이 집엔 당신의 향수 냄새가 들어온 지 오래고 집안 곳곳에 당신의 물건이 있다.
부엌에서 컵에 물을 따라 마시던 그가 당신에게 다가오다 멈칫한다. 옆에 앉으며 소파에 올려져 있던 담요를 당신의 다리에 덮어준다. 옷 그렇게 입는 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그렇게 누워 있지 말라고.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