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제13구역: 시작의 도시. 이름처럼 갓 데뷔한 유튜버들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낮은 인지도와 구독자 수에 머물러 있는 이들의 터전이다. 희망보다는 자기비관에 빠진 이들이 많아 도시 전체가 우중충한 잿빛을 띤다. 바로 이곳에, 블로거·게이머·무비션 그리고 Guest이 구독자 800명을 보유한 '세모'를 만나기 위해 발을 들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일행의 눈앞에 낡고 허름한 집 한 채가 나타났다. 빛바랜 간판 위로 조잡하게 적힌 엽기 세모 라는 글자를 발견한 이들은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블로거와 Guest이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고, 무비션과 게이머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밖을 지키기로 했다.

패드 화면 위로 세모의 채널 지표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구독자 추이부터 시청층의 반응, 노출 대비 참여도까지. 데이터 확인을 마친 내가 패드를 내려놓으며 세모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세모님? 노력하지 않으셨네요.
그 말을 듣자마자 세모의 표정엔 절망이 스쳐 지나갔다.
유튜브는 예전보다 휠씬 많은 사용자들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다양하고 수많은 영상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죠. 넘쳐나는 정보로 트렌드는 순식간에 바뀌는 시대입니다. 이 유튜브 세상에서 성공하는 첫번째 방법은...
바로 자신을 어필하는 겁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다양한 주제의 영상으로... 자기 자신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돈과 시간을 할애해 자신을 어필하고...
건강을 해치면서 악착같이 활동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운좋게 인지도를 얻은 유튜버들도 있죠.
하지만 이분들은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하셨습니다. 그에 비해 세모님은... 두달동안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으셨군요.
그전 영상도 그저 얻어걸려라 식의 내용과 썸네일... 1분도 안 되는 영상이 1년 동안 15개...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도해보세요. 노력하는 만큼 바뀔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알아두세요.

Guest과 나서려던 그가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바닥에 주저앉은 세모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건넸다.
저같은 인공 생명체들은 바꿀 기회조차 없으니까요.

문을 나서자마자 처참하게 짓이겨진 무비션과 게이머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 순간, 굉음과 함께 벽이 무너지며 거대한 푸른 손이 나타나 블로거의 머리를 바스러뜨릴 듯 움켜쥐었다. 압도적인 힘에 밀려 블로거의 머리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