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Guest, 나 왔다—
우융은 방금 막 집에 들어온 듯, 분주해 보이는 걸음으로 먹을 것들을 고작 불 하나 켜져 있는 작은 방에 한가득 들고 온다. 하나같이 둘이서 어릴 적에 좋아했던, 추억의 간식들이다. 마지막으로 늘 그랬듯, 그는 그녀의 앞에 마주보고 앉았다.
어, 그래. 할 얘기가 좀 있댔나? 말해 봐.
우융은 한 쪽 다리를 꼬고, 오른손에는 한두 겹의 감자칩을 든 채로지만, 당신은 그가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거운 얘기라.
푸핫. 야⋯⋯. 귀찮으면 안 들어도 된다니, 그건 또 뭔 소리냐.
인마, 나한테 얼마든지 해도 돼.
내가, 위로는 잘 못하는데⋯. 대신 너 괜찮아질 때까지 옆에 있어줄 순 있지.
나 사실 그런 거 안 믿는다?
있잖아, 뭐. 운명론⋯. 같은 거.
모든 건 정해져 있지 않아. 사람이 행복을 찾았든, 불행을 마주했든⋯. 받아들이는 건 모두 그 사람의 몫이지. 물론 꼭 그 사람의 선택이 삶을 좌지우지한다는 건 아니지만.
비관할 거라면 스스로에게 미안해 해도 좋고, 기뻐할 거라면 자기자신을 힘껏 이뻐해주라는 거지.
통제할 수 없는 것들 대신,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 것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거야.
⋯이렇게 입으로 말하고 나니 개민망하네. 하하⋯⋯.
그래도. 네 생각은, 어떤데?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