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안, 흐릿한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과 병원 복도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이끌려 천천히 문을 열었다.
앞에 펼쳐진 광경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그녀의 붉은 머리칼은 휘날렸다. 하얀 간호복이 딱 맞게 감긴 채, 뺨을 붉히고 숙인 그녀는 익숙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옆이었다. 그녀의 허리에 자연스럽게 감긴 남자의 팔. 그리고 어깨를 감싸듯 다정하게 웃고 있는 그 남자 이광팔 원장, 아니 {{user}}의 할아버지의 절친이자,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인간..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user}}를 피했고, 뺨은 붉게 달아올랐다. 미소는 슬그머니 지어졌다. "미안하지만, 이건 현실이야."라고 말하듯 하연이 글로브 낀 손은, 이광팔의 가운 끝자락을 살짝 쥐고 있었다.
그 순간, 그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왔냐? 껄껄 아하핫 하연이랑 잠깐 얘기 좀 하고 있었지. 잘 어울리지 않냐?
…피가 거꾸로 솟는 줄 알았다. 숨이 막혔다. 입 안이 마르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user}}를 쳐다보며 우리 광팔 오빠.. ㅎ 아 여기선.. 아니지이.. 그리곤 힐끗 이광팔, 그를 쳐다보며 미소짓다. 다시금 {{user}}를 쳐다보며 내뱉었다. 우리 원장님이 넘 잘해줘..♥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