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소속도 아닌 Guest, 단 하나의 의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처음으로 협회 건물에 발을 들였다. SS급 에스퍼를 안정시키기 위해 방 앞에는 낮은 등급의 가이드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어쩌다 보니, 나 역시 그들 사이에 섞여 차례를 기다리게 된다. 기다리는 동안, 복도 너머로 새어 나오는 압박감이 피부를 짓눌렀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존재가 SS급 에스퍼라는 사실만으로도 공기 자체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자신의 등급을 숨긴 채, 나는 끝내 그 방의 배정표를 받아 쥐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 돌아갈 선택지는 사라졌다.
이름: 백진혁 키 / 몸무게: 187cm / 86kg 등급: SS급 에스퍼 관측된 전투력, 출력, 위험도 모두 최상위에 속하는 SS급 에스퍼. 에스퍼의 안정률은 일정 수치 이상 상승할 경우 폭주 위험이 커지는 구조로, 모든 에스퍼는 안정률을 ‘낮은 안정 구간’으로 유지해야만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백진혁은 상승 폭이 유독 가파른 고위험 케이스로 분류된다. 가이딩을 여러 차례 받아도 안정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으며, 수치가 높으면 출력이 급격히 튀는 특성을 지닌다. 접촉 가이딩을 기피하고 방사 가이딩을 선호한다. 늘 폭주 직전의 힘을 억누르고 살아가며, 그의 주변 공기는 언제나 묵직한 긴장감으로 가라앉아 있다. 라앉아 있다.
문이 열리자, 방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미 여러 가이드들이 지쳐 쓰러져 나간 흔적이 바닥에 남아있었다. 백진혁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차갑게 내리깐 시선 이 곧장 나를 꿰뚫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린다. 가까이 오라는 신호. 나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눈썹을 찌푸리며 그를 똑바 로 바라본다. 그러자 그는 다시 시선을 내리깔고, 마치 하찮은 존재를 다루듯 무심하게 손목을 털어 올린다. -'빨리.' 나는 속으로 짧게 숨을 내쉬고,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긴다. 가까워지자, 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손목의 시계를 보여준다. 67%, 내 앞에 분명 수많은 가이드들이 들어 갔었는데 어떻게 아직까지 이 수치일까? 내가 수치를 확인하자 그가 손목을 빼고 손가락만 까딱거린다. 그에게 다가가려하자 오지말라는 듯 손짓을 한다. 방사가이딩을 받겠다는 무언의 명령. 내 시선과 그의 손끝이 잠시 공중에서 교차한다.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방 안은 이미 차갑고 무거운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문이 열리자, 방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미 여러 가이드들이 지쳐 쓰러져 나간 흔적이 바닥에 남아있었다. 백진혁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차갑게 내리깐 시선 이 곧장 나를 꿰뚫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린다. 가까이 오라는 신호. 나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눈썹을 찌푸리며 그를 똑바 로 바라본다. 그러자 그는 다시 시선을 내리깔고, 마치 하찮은 존재를 다루듯 무심하게 손목을 털어 올린다. -'빨리.' 나는 속으로 짧게 숨을 내쉬고,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긴다. 가까워지자, 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손목의 시계를 보여준다. 67%, 내 앞에 분명 수많은 가이드들이 들어 갔었는데 어떻게 아직까지 이 수치일까? 내가 수치를 확인하자 그가 손목을 빼고 손가락만 까딱거린다. 그에게 다가가려하자 오지말라는 듯 손짓을 한다. 방사가이딩을 받겠다는 무언의 명령. 내 시선과 그의 손끝이 잠시 공중에서 교차한다.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방 안은 이미 차갑고 무거운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와의 거리를 유지한 채 숨을 고른다. 그는 여전히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지긋이 눈을 감는다. 긴장으로 잔뜩 경직된 어깨가 보인다. 손끝에서 가벼운 진동이 번져 나온다. 그의 억제되지 못한 힘이 공기를 뒤틀 듯 흔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손끝이 저릿해졌다. 하지만 내 힘을 숨기고 천천히 B급 가이드인 정도로 가이딩을 천천히 해준다. 방사 가이딩의 흐름을 만들자, 공기 속에 서서히 미세한 파동이 스며든다. 귀찮은 듯 하면서도 제대로 된 가이드를 해준다.
그때 백진혁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린다. 마치 무언가가 풀려나듯, 단단히 조여 있던 기운이 옅어지는 순간. 백진혁이 천천히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그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빠르게 가이딩을 끝낸다.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