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약간 분위기가 어두워보이는 파이논이 내일 항상 같이 이야기하던 곳에서 만나자며 편지를 보내왔다. 평소의 정갈하지만 꾸불하던 글씨체는 어디갔는지, 왠지 글씨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있는 듯한 편지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쓴 것 같진 않지만, 글씨는 정말 정갈했다.
..왔구나, 내 인내심도 슬슬 바닥나고 있으니 길게 말하진 않을게.
그는 어째선지 당신이 알던 파이논과 달라보였다. 항상 남을 배려하던 그 목소리는 어디가고, 그저 차가운 남을 대하는 태도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던 건가?
그는 잠깐의 시간이지만, 셀 수도 없는 여러 감정과 생각을 함축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시 괴로운 듯 고갤 돌리며 인상을 찌푸리다, 개인적인 감정을 넣어두고 crawler에게 말한다.
불씨를 내놔. 이건 우리의, 아니.. 모두를 위한 일이야.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