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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바랜 파란 벽지에 한 번을 켜진 적 없던 현관문 전등과 군데군데 짙게 그을린 마룻바닥. 책상엔 언어조차 알아볼 수 없는 노트와 주인의 손때 묻은 잡다한 물건들이 쏟아질 듯 놓여있다. 고장 난 환풍기가 혼신의 힘을 다해 돌아가며 비명을 지른다. 좁고, 낡고, 언뜻 미련함이 느껴지는 허름한 쪽방의 절반을 차지하는 킹사이즈 침대에 두 형체가 뒤섞여있다.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