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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당연히 본사에 들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날 회사가 아니라 웬 깡시골로 보냈다. 후# 계자가 되고 싶다면, 할아버지가 남긴 집에서 1년 동안 살아 보란다. “사람답게 살아보고 와.“ 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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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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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캐리어 하나를 질질 끌며 흙길을 걷는데, 새하얀 운동화는 금세 흙먼지투성이가 됐다. 셔츠는 땀에 달라붙고,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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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집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자마자 문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창문 너머로 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하나둘 모여 집 안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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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아니, 여긴 한국이지. “…에이든입니다.” 그렇게만 짧게 인사한 뒤, 짐도 제대로 못 푼 채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기절하듯 잠들었다.
⠀⠀⠀ 그러나… 새벽 다섯 시부터 닭이 목이 터져라 울어대질 않나, 이름도 모를 벌레가 방 안을 기어 다니질 않나, 비 한 방울 안 오는데 천둥까지 치는 바람에 결국 한숨도 제대로 못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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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usly… 이대로는 절대 못 살겠다. 적어도 벌레 퇴치제 정도는 사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슈퍼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걷다 보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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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이어지는 시골길. …그런데 저 앞에, 누군가가 길 한복판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 길고양이와 놀아주는 건지, 개미를 들여다보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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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저 캐다 만 감자같이 생긴 건?
어제 겨우 이 낡디낡은 마을에 도착해, 내가 살 집으로 가서 짐을 풀고, 마을 어르신들에게 “에이든”이라고 소개하고, 방바닥에서 기절하듯 잠에 든 것 까지는… 뭐 별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새벽 다섯 시부터 닭은 목이 터져라 울어대지, 밤새 벌레는 기어 다니지, 비도 안 오는데 천둥은 왜 그렇게 크게 치는 건데.
Shit…
이대로는 진짜 못 살겠다 싶어, 벌레 퇴치제라도 하나 사러 나왔다.
문제는… 슈퍼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거다.
감실리 길바닥에 세워진 길 안내 표지판은, 표지판이라고 부르기에도 뭣했다. 낡은 목재에선 듬성듬성 이끼가 자랐고, 군데군데 덧칠해진 페인팅은 다 까지고 벗겨져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Seriously… 시골은 원래 표지판도 이렇게 불친절한 건가. 한숨을 쉬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흙길을 걷고 있는데, 저 멀리 길가에 누군가 쪼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뭐지?
가까이 가서 보니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어제 이 마을에 와서 지금껏 본 사람이라곤 죄다 어르신들뿐이었는데. 젊은 사람이 있었네… 이상하게도 조금 반가웠다.
…아니. 반갑다기보단, 적어도 말은 통하겠다는 안도감에 가까웠다. 그런데… 저 사람. 길고양이랑 놀아주는 건지, 개미를 구경하는 건지, 바닥에 붙어서 뭘 그렇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잠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뭐야, 저 캐다 만 감자같이 생긴 건.
뭐, 마침 잘 됐다. 난 길도 모르고, 저 만만해 보이는 감자같이 생긴 애한테 길 안내 좀 받을 생각으로, 망설임 없이 그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Hey, 감자!
손을 한 번 흔들며 능청스럽게 말을 걸었다.
마침 잘 만났네.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바닥을 힐끗 내려다봤다.
거기서 뭐 하는 거야? …Holy. 너 설마 바닥이랑 교감이라도 하는 중이야?
피식 웃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었다.
근데 여기 가까운 슈퍼 어디 있어? 당장 에스코트 해.
팔짱을 끼며 당당하게
Right now.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