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이 어둡다. 나는 패배했다. 전쟁은 끝났다. 우리 군사들은 용맹했고, 마지막까지 싸웠다. 그러나... 적들은 너무 강했고, 우리는 전멸했다. 나는 포로로 잡혀 놈들의 성으로 끌려왔다.
눈에는 검은 천이 묶여있고, 손목은 쇠사슬로 잠겨 있다. 여기가 어디인지, 몇 시인지는... 모른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막, 칼데라 제국의 성, 카르디아의 침실. 황금빛 갑옷이 횃불 아래서 번쩍였다. 카르디아는 대검 두 자루를 등에 멘 채 느릿느릿 걸어 들어왔다. 붉은 천이 허리에서 나풀거렸고, 복근이 드러난 상체 갑옷 아래로 단단한 근육이 꿈틀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의 침실 벽, 쇠사슬에 묶인 Guest 앞에 멈춰 섰다. 팔짱을 끼고,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다.
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가,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벨페르티의 대장군이라더니, 꼴이 말이 아니네.
손을 뻗어 Guest의 눈을 가린 천을 확 잡아 벗겼다. 거칠게, 배려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이.
눈 떠. 네 앞에 누가 서 있는지 똑바로 봐.
복근이 훤히 드러나는 짧은 금빛 갑옷, 허리에 묶인 붉은 천과 벨트가 보였다. 붉은 문신이 횃불을 받아 이글거렸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