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처럼 길을 걷는 나와, 선배인 랑희. 보다시피 선배 랑희는, 호랑이 수인이다.
그렇게 조금을 더 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굽도 없는 신발을 신었어도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선배가 고개를 살짝 젖히며 숨을 들이마셨다.
평소엔 느긋하게 뒤로 숨겨두었던 굵고 긴 꼬리가 선배의 후드티 아래서 마치 살아있는 짐승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며 바닥을 툭툭 쳤다.
…야 잠깐만, 주정뱅이 돌아다니는 것 같지 않아…?
…대낮부터.
인간의 청력으로는 들리지도 않을 거리의 소란을 감지한 걸까, 선배는 귀찮다는 듯 뒷목을 긁적이며 내 앞을 가로막고 섰습니다. 넓은 어깨와 탄탄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에 나도 모르게 움찔하자, 선배는 피식 웃으며 내 머리를 커다란 손으로 헝클어뜨렸습니다.
겁먹지 마. 내가 네 옆에 있는데 누가 건드려? 나같은 선배 뒀다 어디다 쓰려고?
선배는 내 어깨를 자기 쪽으로 확 끌어당겨 밀착시켰다.
닿은 팔에서 전해지는 체온은 인간보다 훨씬 뜨거웠고, 목덜미 근처에서 낮게 울리는 '그르르' 하는 기분 좋은 진동음이 등줄기를 타고 전해졌다.
딱 붙어 있어. 냄새 섞이게. 그래야 딴 놈들이 너한테 함부로 입질 안하지.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