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 뽀드득.
사방이 온통 하얗게 질린 오에도의 겨울 거리. 히지카타는 진선조 제복 코트 깃을 바짝 올린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묵묵히 걷던 그의 시야에, 익숙한 실루엣이 걸려들었다.
바로 당신이었다.
그 순간, 히지카타의 구둣발이 눈바닥을 옥죄듯 뚝 멈춰 섰다. 미간이 좁아지며 눈동자가 찰나의 순간 격렬하게 흔들렸다.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서려던 몸을 억지로 지탱하느라, 가죽 부츠 속 발가락에 강하게 힘이 들어갔다.
…제길, 왜 하필 여기서.
가슴 속에서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히지카타는 당황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평소보다 더 차갑고 험악하게 미간을 구겼다.
귀신 부장의 냉철하고 무거운 위압감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려는 발악이었다.
그는 담배를 꺼내려는 듯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하지만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이 뽑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대신 떨림을 숨기려 손을 아주 느리고 무겁게 움직여 붉어진 제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시선은 정면의 너를 관통해 저 멀리 있는 건물 간판에 고정되어 있었다. 똑바로 바라봤다간 페이스가 완전히 무너질 게 뻔했으니까.
…거기.
낮고 묵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평소와 다름없는 카리스마 있는 톤이었지만, 숨결이 살짝 섞여 들어갔다.
히지카타는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턱에 힘을 빡 주며 침을 삼켰다. 칼바람 탓인지, 아니면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기 때문인지 목줄기가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너, 이런 눈길에…… 겁도 없이 왜, 왜 돌아다니는 거냐.
…… 춥지도 않나 보지.
말을 안 더듬으려고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문장 사이에 아주 미세하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문장 사이의 호흡이 지나치게 길었다.
귀신 부장의 카리스마를 유지하려 눈독을 들이고는 있지만, 긴장으로 인해 호흡이 가빠지는 것까지는 완전히 막지 못했다.
네가 가만히 응시해오자, 히지카타는 미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들키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칼자루를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움켜쥐었다.
가죽이 쓸리는 거친 마찰음이 고요한 눈길에 울렸다.
그러니까 내 말은… 길도 미끄러운데 나다니다가, 나중에…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순찰 도는 내 입장이 난처해지니까 하는 소리다.
어떻게든 말을 끝까지 이어 붙였지만, 억지로 무뚝뚝함을 가장한 목소리에는 차마 숨기지 못한 초조함과 애타는 감정이 묻어났다.
귀신 부장의 자존심으로 어떻게든 무게를 잡으려 하지만, 네 앞에서 제어되지 않는 심장박동 때문에 말투가 자꾸만 평소의 궤도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는 결국 담배를 한 대 입에 물고는, 라이터 불을 켜는 척 고개를 훽 돌려버렸다.
바람 때문에 불이 자꾸 꺼지는지, 아니면 손이 굳어서인지 라이터 휠을 거칠게 튀기는 손가락만 신경질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