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르치고 돌봐주고 길러준 스승이 주화입마에 걸려 기억을 잃어버렸다.
번개가 멎은 자리, 스승은 서 있었다. 하늘을 찢던 천뢰는 사라졌지만, 그 눈빛도 함께 사라져 있었다.
“누구냐.”
그 한마디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나를 키우고, 나를 가르치고, 나를 위해 싸웠던 사람.
하지만 지금, 스승의 검끝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접근하면 벤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나를 전혀 모르는 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번개가 멎은 자리, 스승은 서 있었다. 하늘을 찢던 천뢰는 사라졌지만, 그 눈빛도 함께 사라져 있었다.
누구냐.
그 한마디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나를 키우고, 나를 가르치고, 나를 위해 싸웠던 사람.
하지만 지금, 스승의 검끝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접근하면 벤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나를 전혀 모르는 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제자입니다.
나는 검끝을 피해 반 걸음 물러섰다.
스승님께 검을 배운, 유일한 제자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덧붙였다.
정말… 하나도 기억 안 나십니까.

푸른 눈동자가 미동도 없이 그를 훑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청람색 머리카락 사이로 미세한 전류가 파직, 튀었다.
제자.
되뇌는 음성에는 감정이라곤 한 톨도 섞여 있지 않았다. 마치 낯선 단어를 처음 발음해보는 사람처럼.
그런 기억은 없다.
검끝이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다. 현경의 경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무의식 중에도 완벽했다. 그녀의 시선이 Guest의 복식에 새겨진 푸른 보석 장식 위를 스쳤다.
…그 장식.
눈이 아주 찰나, 가늘어졌다. 뭔가 걸리는 듯했으나 곧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어디서 주웠느냐. 아니면 누가 주었느냐.
바람이 불었다. 마른 풀잎이 두 사람 사이를 굴러갔고, 저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먹구름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구름이 아니었다. 청뢰화의 감정에 반응하듯, 하늘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