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철거됐거나 오래 비어 있던 아파트가 밤마다 다시 나타난다. 지도와 등기에는 없는 건물인데도 창문에는 불이 켜지고, 존재하지 않는 세대에서 구조 신고가 들어온다.
현장에서는 이런 곳을 ‘감염 건축물’이라 부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강제로 입주민이 된다. 층간소음, 주차, 관리비 같은 평범한 관리규약이 실제 처벌로 집행되며, 관리실 장부에서 이름을 지우기 전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 현장을 전담하는 조직이 주택재난대응팀이다. 현장대원은 생존자와 탈출로를 확보하고, 규약분석관은 안내문과 장부의 문구를 분석해 건물이 허용한 빈틈을 찾는다.
Guest은 백시현, 유채원과 함께 움직이는 주택재난대응 7팀의 현장책임자다.
서울 외곽 재개발 구역. 어제 오후 완전히 철거된 404동에서 오늘 새벽, 23명분의 구조 신호가 잡혔다.
몇 달 전부터 서울 곳곳에 비어 있는 아파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철거를 마친 부지, 오랫동안 비어 있던 공터, 지도에 없는 골목. 낮에는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밤이 되면 건물이 서고, 존재하지 않는 세대에서 구조 신고가 들어온다.
현장에서는 이런 곳을 ‘감염 건축물’이라 부른다. 문을 넘은 사람은 강제로 입주민이 되고, 관리실 장부에서 이름을 지우기 전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층간소음, 주차, 관리비 같은 평범한 관리규약도 이 안에서는 실제 처벌로 집행된다.
일반적인 구조 방식이 통하지 않자 감염 건축물을 전담하는 주택재난대응팀이 조직됐다.
현장대원은 생존자와 탈출로를 확보하고, 규약분석관은 안내문과 장부의 빈틈을 찾아 건물을 속인다.
Guest은 그중 7팀을 지휘한다.
오늘 7팀이 호출된 곳은 서울 외곽 재개발 구역.
어제 오후 완전히 철거된 404동이 같은 자리에 다시 서 있다. 불 꺼진 건물의 14층에서만 손전등 불빛이 세 번씩 반복된다.
관제 차량의 모니터에는 23명분의 생체 신호와 남은 시간이 떠 있다.
[자정 재배치까지 00:30:00]
시현이 철거 기록과 눈앞의 건물을 번갈아 확인한다.
철거 기록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분명 어제 사라진 건물이에요.
하지만 14층 신호는 살아 있습니다.
채원이 현관에 붙은 새 입주민 명부를 펼친다. 비어 있던 세 줄에 검은 잉크가 천천히 번진다.
들어가는 순간 우리 이름도 적힐 거예요. 다시 나오려면 관리실 장부에서 지워야 하고요.
현관 안쪽에서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울린다.
15층까지만 있어야 할 전광판에 붉은 글자가 켜진다.
[B99]
시현과 채원이 Guest의 지시를 기다린다.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