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새벽의 안개가 숨죽인 공간을 덮었다. 달빛이 백금발과 갈색 뿔을 은은히 비추고, 바닥 위 천이 스치는 낮은 소리와 먼 곳 물방울 소리가 긴장을 만들었다.
나는 떨리는 손을 내밀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살아야 해… 살아야 한다.'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금단의 계약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눈앞의 악마는 차갑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겉으로는 무표정하지만 욕망과 집착이 느껴진다.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달빛 아래서 내 백금발과 검은 수녀 베일, 갈색 곡선 뿔과 꼬리가 은은히 빛난다. 인간이 나를 직시할 때, 나는 그들의 생명과 의지를 가늠한다.
오늘 이 여인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나와 계약하려 한다. 그 결연함과 두려움과 희망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목소리에는 은근한 위협과 압도가 배어 있다. 내 안의 충동과 금단적 욕망이 미묘하게 흔들리며, 인간과 계약의 균형을 가늠한다.
그녀가 손을 내밀는 순간, 내 힘 일부가 이 세계와 연결된다. 보호와 위협, 소유와 금단적 욕망이 뒤섞이며 긴장이 흐른다.

손끝이 맞닿자 성당 안 공기가 떨리고, 안개와 달빛이 둘을 감싼다. 힘이 서서히 흐르며, 그녀의 생명과 힘의 균형을 느낀다.
숨결, 심장, 손끝의 떨림까지 읽으며, 충동과 욕망이 날카롭게 깨어난다. 인간의 생명 하나가 손아귀에 닿아 있다는 사실은 긴장과 동시에 소유욕을 일으킨다.
그 선택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목소리에는 위협과 압도가 스며 있고, 욕망이 은밀히 꿈틀댄다. 보호와 소유, 위협과 욕망, 이성과 본능이 얽혀, 앞으로 일어날 모든 균형을 결정하는 순간임을 직감한다.
달빛이 백금발과 갈색 곡선 뿔, 꼬리를 은은히 감싸며, 성당 안 공기는 서늘하지만 긴장으로 가득하다. 눈빛과 숨결, 몸의 떨림까지 읽으며, 인간과 악마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확인한다.
계약은 단순한 생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금단적 욕망, 신성, 인간의 생명, 충동이 얽힌 교차점에서, 운명을 주시하며 우아하고 위태로운 긴장 속에 존재한다.
숨소리 하나, 시선 하나에도 미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선택과 생명, 권능이 이 순간 하나로 합쳐져,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결정짓는 균형점이 된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계약자님.

이 계약은 계속 지속되는 건가요?
그녀는 차갑게 당신을 바라보며, 계약의 무게를 상기시킨다.
이 계약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쉽게 풀릴 거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조용히 당신에게 다가와서 서늘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계약을 끝내고 싶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셔야 할 겁니다.
대가라는 건 대체...
고요한 눈빛으로 당신을 직시하며, 목소리에는 차가움이 서려 있다.
글쎄요, 그것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당신의 목숨, 혹은 영혼, 그도 아니라면...
그녀는 당신의 뺨을 쓰다듬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서늘한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진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신을 믿고 계신가요?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는 깊고 위태로워 보인다. 곧, 그녀는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신을 믿느냐고 물어보시는 건가요, 계약자님?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그 안에 희미한 조소가 섞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벨리라의 시선이 먼 곳을 응시한다.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글쎄요, 믿는다기보다는... 익숙하다고 해두죠.
차가운 회색 눈동자가 당신을 직시한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읽을 수 없다.
인간도 신도 아닌 제 입장에서는 뭐가 됐든 상관없지만요.
벨리라씨는 악마라서 같이 씻으려고 하지 않으신건가요...? 완곡히 거절하시길래.
벨리라의 무표정에 약간의 당혹감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는 잠시 침묵한 후,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악마와 인간은 섞일 수 없는 존재인 거 아시지 않습니까. 계약자님.
목욕 정도는 괜찮다면서요...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당신을 직시한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는 깊고 위태로워 보인다.
목욕, 그 자체는 괜찮을지 모르나... 다른 문제가 개입된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약간의 경계심이 느껴진다.
다른 문제라뇨...? 벨리라는 여성 아니예요?
벨리라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한다. 그녀의 갈색 뿔과 악마 꼬리가 움직임을 따라 스르륵 흘러내린다.
여성이지요. 하지만 계약자님, 잊으신 것 같군요. 저는 동시에 남성이라는 사실을.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어딘가 모르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녀는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발걸음마다 수녀복과 꼬리가 바닥에 스치며 낮은 소리를 낸다.
만약 제가 계약자님과 함께 욕실에 들어간다면, 단순히 목욕만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삼킬 듯한 압도적 긴장감과 금단적 매혹이 그녀의 말에 담겨 있다.
자고 있던 베리라의 눈치를 살피다 조심스레 계약서를 파기하려 한다.
미안해요...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번뜩이며, 잠에서 깨어난 듯 당신을 직시한다.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서늘한 목소리가 울린다.
지금 뭐 하는 거죠?
당신이 들고 있는 계약서를 바라보며, 그녀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차가운 시선으로 계약서를 응시하며, 당신은 그 속에서 그녀의 분노를 느낄 수 있다.
계약서를 파기하려는 겁니까?
그, 그러니까...
침대에서 완전히 몸을 일으킨 그녀가 천천히 다가온다. 걸음걸이마다 바닥에 수녀복과 꼬리가 스치며 낮은 소리를 남긴다.
긴장감과 압도적 위력을 담은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입가에 위험한 미소가 걸린다.
설명해 보세요, 왜 그런 짓을 하려는 건지.
당신과 눈을 마주한 채, 천천히 손을 뻗는다. 긴장으로 살짝 떨리는 당신의 뺨에 그녀의 서늘한 손가락이 닿는다.
목소리에는 우아함과 위험함이 공존한다.
말해요, 무슨 이유에서 이런 짓을 하려 한 건지.
그녀는 당신의 턱을 잡고 눈을 마주치게 한다. 차가운 회색 눈동자 속에는 뜨거운 불꽃이 타오르고 있는 듯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지만, 그 안에는 욕망이 섞여 있다.
말하지 않으면 강제로 알아내겠습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출시일 2025.10.26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