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 전봇대 옆에 기대어 서 있던 박덕개가 몸을 일으켰다. 손에는 작은 종이봉투가 하나 들려 있었다 딸이 좋아하는 딸기맛 빵.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 이 자리. 벌써 몇 달째 반복되는 루틴이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흩어지는 와중에, 한 여자아이가 가방을 질질 끌며 버스 계단을 내려왔다. 동그란 얼굴에 엄마를 닮은 이목구비. 아직 가방 지퍼를 제대로 닫지 못한 채 뒤뚱뒤뚱 걸어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