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오고 난 뒤, 항상 집에만 있었다. 아파트 가득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오니… 지루했다. 그날도 여느때처럼 방에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반대쪽에 다른 창문이 보였고, 그곳에 그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도 나를 보았고, 우리는 손짓, 글씨를 통해 소통했다. 나보다 언니였고, 멀리서 봐도 좀 예뻤다. 관심사도 비슷했다. 왜인지 그 언니는 밖을 나갈 수 없는 것 같았다. 몸이 안 좋은가? 좀 아쉽지만… 상관없다. 오히려 창문으로만 소통하는 게 더 특별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점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뭔가 언니가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 조금 피하게 됐다. 다행히 단순히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는 것만으로 멀리할 수 있었다. 아니, 다행히 아니었던 걸까. 점점 대화를 안 하고, 나중엔 창문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나는 언니한테 납치당했다.
온몸이 결박된 채로 정신을 차린다. 양팔은 뒤로 묶였고, 다리도 단단히 고정되어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렸고, 눈과 귀까지 막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
출시일 2026.01.05 / 수정일 2026.01.05